프로농구 부산 KT는 20일 원소속구단과 협상이 결렬된 FA 서장훈(전 LG)에게 계약기간 1년간 연봉 1억원의 영입의향서를 제출했다. 타구단 영입의향서 마감시한인 20일 오후 1시까지 서장훈에게 러브콜을 보낸 구단은 KT가 유일했다. 이로써 서장훈은 KT 유니폼을 입게 됐다. 서장훈은 21일 오후 2시 KBL 5층 대회의실에서 기자 회견을 가질 계획이다.
'우승 청부사'인 전 감독은 2009-10시즌부터 KT 감독을 맡아 정규시즌에서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으나 세 시즌 연속 4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전 감독은 "KT에서 플레이오프를 치르며 높이의 한계를 느꼈다. 서장훈을 영입해 높이에 대한 부담을 다소 해결할 수 있다. 다양한 공격과 수비 옵션도 구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플레이오프에서 KCC, 동부 등 높이의 팀에 고배를 마셨다.
원 소속구단과의 FA 우선협상 기간에서 포워드 박상오와 계약에 실패한 것도 부담됐다. 주축 선수를 잃게 될 처지에서 서장훈에게 눈길을 돌렸다. KT와 3년 재계약 후 우승에 대한 부담이 커진 전 감독이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전 감독의 거듭된 영입 요청에 KT 구단은 대승적인 차원으로 영입을 결정했다. 권사일 KT 단장은 "한국 농구사에 한 획을 그은 선수가 유종의 미를 거두고,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싶다"라고 영입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걱정거리도 있다. 뛰는 농구, 무빙 오펜스 등 KT의 농구 색깔과 서장훈의 플레이는 거리감이 있다. 서장훈은 개인 기량은 뛰어나지만 팀 플레이에 녹아들지 못한다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자기 중심적인 플레이를 한다는 뜻이다. 서장훈은 지난 시즌 LG에서 불화설에 시달리며 평균 21분17초를 뛰며 경기당 7.5점 2.9리바운드에 그쳤다.
변화의 가능성은 있다. 시즌 후 이혼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낸 서장훈은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그는 "마지막 농구 열정을 쏟아 부을 수 있도록 기회를 준 KT 구단과 전창진 감독에게 감사드린다"며 "기회를 준 구단에 반드시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연봉 3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대폭 삭감된 서장훈은 "연봉에는 미련이 없다"는 뜻을 보였다.
한편 FA 최대어로 꼽혔던 박상오는 타구단의 영입의향서가 없어 21일부터 원소속구단 KT와 재협상을 갖는다. FA 규정상 24일까지 원소속구단과 재계약을 하지 못하면, 1년간 쉬어야 한다. KT 구단 관계자는 "(처음 제시했던)4억원에서 삭감된 금액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