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구단 창단 승인이 무기한 연기됐다. 지난 19일 한국야구외원회(KBO) 임시 이사회는 10구단 창단 승인을 보류하며 사실상 9개 구단 체제의 리그 운영을 의결했다. 당장 내년 제9구단 NC가 1군에 합류하는데, 10구단 창단은 기약이 없어졌다.
이로써 800만 관중을 바라보는 프로야구는 내년부터 홀수팀(9개)으로 운영된다. 제7구단 빙그레가 1986년 창단한 뒤 제8구단 쌍방울이 1991년 1군 진입하기까지 5년간의 홀수팀 체제 후 23년 만이다. 9구단 체제에선 전체 경기수(532경기→576경기)가 늘어나지만 팀당 경기수(133경기→128경기)가 줄어들고, 한 팀씩 타의적으로 3~4일을 쉬는 기형적인 운영이 불가피하다.
일간스포츠가 긴급점검한 결과, 현재 홀수팀으로 운영되는 프로리그는 없다. 굳이 꼽자면 세미프로 성격의 중국(7개)뿐이다. 전 세계 어디를 봐도 홀수팀 체제가 2년 이상 유지된 경우는 거의 없었다. 9구단 체제가 얼마나 퇴행적인지를 방증한다.
▶메이저리그, '짝수 창단'이 상식
140년 역사를 미국 지닌 메이저리그가 새 팀을 창단할 때의 철칙은 '짝수'다. 처음으로 양대 리그 운영이 결정된 1901년(16개 팀) 이후 총 14개 팀이 창단된 메이저리그는 작게는 2개, 많게는 4개 씩 팀을 늘려왔다. 60년 만에 새로운 팀이 창단된 1961년에는 워싱턴 세네터스(현 텍사스)와 애너하임(현 LA에인절스), 이듬해인 62년에는 뉴욕 메츠와 휴스턴이 새로 참가했다. 첫 캐나다 팀이 탄생한 69년에도 몬트리올(현 워싱턴 내셔널스)을 비롯한 4개 팀이 나란히 합류했다.
마지막으로 팀이 창단된 98년에도 탬파베이와 애리조나가 함께 리그에 합류했다. 현재 아메리칸리그(14개)와 내셔널리그(16개)마저도 각각 짝수로 운영되고 있는 메이저리그는 내년부터 휴스턴이 아메리칸 리그로 옮길 예정이다. 그러나 리그 전체 구단이 짝수(30개)이기 때문에 버드 셀릭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매일 인터리그 경기가 한 경기 이상 벌어지기 때문에 전체적인 스케줄에는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과 일본, 결국은 짝수로 회귀
대만 프로야구는 승부조작의 풍파 속에서도 '짝수'라는 팀 운영의 핵심을 지켜왔다. 1990년 원년 4개 팀(슝디 엘리펀츠·웨이취엔 드래곤즈·퉁이 라이온스·싼샹 타이거스)으로 시작한 대만 프로야구는 1997년 아마추어 구단인 허신 웨일스가 참가하며 잠시 홀수팀 운영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듬해 스바오 이글스가 해산하며 다시 짝수가 됐다. 이후 창단과 해산이 반복된 대만 프로야구에 참가하고 있는 팀은 현재 4개(슝디 엘리펀츠·싱농 불스·퉁이 라이온스·라미고 몽키스)다.
일본의 경우도 비슷하다. 1950년 센트럴리그(8개)와 퍼시픽리그(7개)로 첫 운영된 일본 프로야구는 당시 15개 팀으로 시작을 했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해체와 합병이 이뤄지며 1958년부터 리그별로 6개 구단이 유지됐다. 2005년 긴테쓰와 오릭스가 합병됐지만, 곧바로 라쿠텐이 창단해 12개 구단 체제가 유지됐다.
뿐만 아니라 멕시코리그(16개) 도미니칸리그(6개) 호주리그(6개), 캐나다리그(8개) 심지어 쿠바리그(16개)에서도 홀수팀 운영은 존재하지 않는다. 유럽의 이탈리아와 네덜란드도 각각 8개의 팀을 운용하고 있다. 저마다의 굴곡을 거치면서도 전 세계 프로야구는 짝수 체제를 지키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가 유일한 예외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