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그라운드에서 유독 눈에 띄는 핑크색 배트. 1일 문학 LG전을 앞두고 SK 포수 조인성(37)이 타격 훈련을 하기 위해 독특한 색깔의 배트를 들고나가 눈길을 끌었다.
여성이 좋아할 법한 아기자기한 핑크색에 파란색 줄무늬가 절반쯤 그어 있어 시각적으로 '흥미'를 자극하기 충분했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이 사용하는 배트가 단색의 검정 혹은 다갈색인 것을 감안하면 파격이라 할 만했다.
사연은 이랬다. 조인성은 "스윙할 때 핑크색과 파란색 줄무늬가 그려진 교착선에 공을 맞추는 연습을 하려고 두 개의 색을 일부러 그려달라고 주문했다"며 "공이 찍히는 위치를 보고 얼마나 정확한 타격을 했는지 평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파란색 줄무늬 가장자리에는 야구공 실밥이 선명하게 찍혀 있어 연습의 흔적이 느껴졌다. SK 구단 관계자는 "스윗 스팟에 공을 맞추기 위한 개인의 노력 중 하나"라고 귀띔했다.
조인성은 삼성과의 경기가 열린 지난달 27일 대구에서 R컴퍼니를 통해 핑크색 배트를 제공 받았다. 본격적으로 사용한 것은 지난 주말 LG와의 3연전이 처음. 하지만 핑크색 배트는 실제 경기에선 사용할 수 없다. 야구배트 공인규정 제4조 2항 '표면에 도포하는 도료는 담황색, 다갈색, 검정색에 한하며 또한 나이테(목지)가 보여야 한다'는 규정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결국 연습에만 한정돼 사용할 수 있는 것. 한편 이날 조인성은 2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기대만큼의 '핑크 배트' 효과를 보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