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요계를 강타한 흥행작품의 공통 키워드는 바로 '유재석'. 지난 15일 발표돼 음원차트 1위를 지키고 있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에는 유재석이 등장해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했다. 또 이달 초에는 이적과 함께 '방구석 날라리'를 발표해 아이돌들을 제치고 1위에 오르며 유재석 파워를 입증했다. 7월초부터 중순까지 음원차트를 가수가 아닌, '방송인'인 유재석이 주무른 셈. 가요계에선 '이러다 유재석이 가요전문 기획사를 차리는 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유재석, 나왔다 하면 음원차트 1등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음원발표가 되기 전 유재석의 뮤직비디오 출연으로 이슈몰이를 제대로 했다. 방송에서도 종종 90년대 나이트 클럽을 누비던 시절 춤솜씨를 뽐냈던 유재석은 싸이와 강남의 한 주차장에서 촌스런 '바가지머리' 가발에 형광색 정장을 빼입은 채 싸이와 춤대결을 펼친다. '토끼춤' '말춤' '메뚜기춤'까지 출 수 있는 모든 막춤이 동원돼 웃음을 유발한다. '미친 존재감'유재석의 진가를 단번에 확인할 수 있는 뮤직비디오다. 싸이의 매니저 황규완 실장은 "싸이가 직접 유재석씨를 섭외했다. 두 사람이 여러 차례 회의를 해 뮤직비디오 컨셉트가 복고풍으로 결정됐다"고 전했다.
지난 6일에는 '처진달팽이'를 재결성해 유재석과 이적이 함께 '압구정 날라리'의 속편인 '방구석 날라리'를 발표했다. 지난 해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압구정 날라리'로 음원차트 1위를 장기집권했던 '처진달팽이'는 이번에도 엄청난 아이돌들 사이에서 1위에 올랐다. '방구석 날라리'역시 복고풍 댄스곡으로, 유재석은 70년대생들이 간직하고 있는 추억의 코드를 건드리며 지속적으로 흥행기록을 써가고 있다.
이적의 소속사인 뮤직팜 강태규 이사는 "유재석, 이적씨가 같은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한다. '압구정 날라리' 한번으로 끝내기는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며 유재석씨가 먼저 제안해 처진달팽이를 재결성하게 된 것"이라며 "열곡 정도를 함께 상의하며 만들었고 그 가운데 '방구석 날라리'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왜 유재석인가
유재석이 가요계에서 흥행사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대중적인 호감도가 가장 큰 몫을 했다. 연예인만 보면 트집잡기 좋아하는 악플러들도 '유느님'유재석에게는 예외. 10년이 넘게 대중적인 호감을 얻어온 유재석의 힘이 가요계에서도 먹힌다는 얘기다. 강태규 이사는 "대중적으로 높은 인지도와 호감도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중의 코드를 정확히 읽고 있다는 게 흥행에 가장 큰 요인이다.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대중이 부담스럽지 않게 받아들이지는 지 그 정확한 선을 다 꿰뚫고 있는 것 같다. 음악적인 전문성이 없어도 대중의 코드를 읽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치밀하고 철저한 유재석의 노력이 가요계에서도 흥행을 움직이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싸이 측 관계자는 "유재석씨가 뮤직비디오 준비를 철저하게 해 와 단번에 모든 장면이 오케이가 났다. 실수 한번 없었다"면서 "뮤직비디오에 쓰고 등장한 가발까지 직접 챙겨왔다. 유재석씨가 등장하니 촬영장 분위기 자체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유재석 등 무한도전 멤버들이 총출동하는 '슈퍼세븐'콘서트를 준비 중인 리쌍컴퍼니 김민정 이사는 "유재석씨가 있기 때문에 콘서트 자체가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기획 및 공연 준비 등 사소한 것 하나까지 모두 세심하게 챙기며 공연을 이끌고 있다"면서 "여러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공연이라 중심축이 가장 중요하다. 먼저 실천하는 근면의 리더십이 빛난다"고 설명했다. 유재석을 비롯한 무한도전 멤버들은 오는 11월 24~25일 서울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를 펼치며 음원시장에 이어 콘서트 시장에서도 '흥행'을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