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FC 신인 골키퍼 윤기해(21) 별명은 '긴팔 원숭이'다. 남들보다 한 뼘이나 더 긴 팔 덕분이다. 가만히 서 있으면 손가락 끝이 무릎까지 온다. 일반인 체형은 허벅지 정도에 손가락 끝이 머문다. 딱 봐도 골키퍼 포지션에 최적화된 신체조건이다.
평소에는 긴팔 티셔츠를 입지 못한다. 팔이 길어 맞는 옷이 없다. 일반 매장에는 입을 만한 옷이 없어 맞춤 정장 가게에서 옷을 사기도 했다. 윤기해는 "별명이 마음에 든다. 아무래도 유전인 것 같다. 어머니를 닮았다. 185cm로 골키퍼로는 키가 작지만 긴 팔덕분에 자리를 지킬 수 있다"며 웃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골키퍼 포지션을 시작한 이유도 독특하다. 팀에 골키퍼가 없었는데 "그냥 잘 할 것 같아 보인다"는 이유로 처음 장갑을 꼈다.
윤기해는 지난 14일 성남 일화와 경기에 깜짝 선발 출전해 프로 데뷔전을 했다. 주전 골키퍼 박호진과 백업 골키퍼 이정래가 나란히 부상을 당해서다. 좀처럼 올 것 같지 않은 기회가 갑자기 찾아왔다. 2골을 내주며 1-2로 졌지만 활약은 빛났다. 전반 34분에는 자신의 실수로 내준 에벨톤의 페널티킥을 막아내며 선방을 펼쳤다. 슛을 손바닥으로 쳐낸 뒤 튀어나간 공을 긴팔을 쭉 뻗어 잡아냈다.
그는 "경기가 끝나자 다리가 풀렸다. 골키퍼가 힘든 포지션이 아닌데 아무래도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했다.
윤기해는 사실 그라운드보다 TV 브라운관에 먼저 모습을 드러낸 특이한 케이스다. 지난 3월 4일 방송된 KBS 2TV '출발 드림팀'에 대선배 김병지(경남 FC)와 함께 출연했다. 녹화 당시 개막을 앞두고 있어 주전 박호진 대신 방송에 나갔다. 방송에 출연한 뒤에는 광주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단 한 번도 경기에 나오지 못했어도 "드림팀 나온 윤기해 선수죠?"라며 사인을 요청했다.
윤기해는 당분간 광주 골문을 지킬 가능성이 크다. 박호진이 종아리 부상을 당해 아예 엔트리에서 빠졌고 이정래도 훈련에 복귀한 지 1주일도 되지 않았다. 윤기해는 "쉽게 찾아온 기회는 아니다. 열심히 뛰어 광주를 중위권으로 끌어 올리고 싶다. 드림팀 윤기해가 아닌 광주 윤기해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