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스타가 빠진 자리를 송창식이 메웠다. 한화가 우완 송창식(27)의 호투에 힘입어 삼성전 9연패에서 벗어났다. 새로 개장한 포항구장에서 1패 뒤 첫승을 거뒀다.
송창식은 15일 포항 삼성전 2회말 갑작스럽게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투수 바티스타가 선두타자 이지영의 타구에 오른 손등을 맞았기 때문이다. 병원 검진 결과 단순 타박상으로 드러났지만 공을 더 이상 던질 수는 없었다. 몸 풀 시간도 없는 긴박한 상황에서 등판했지만 송창식은 꿋꿋했다. 0-0이던 3회초 선두타자 김상수에게 2루타를 허용한 뒤 배영섭의 희생 번트와 박한이의 중견수 플라이로 한 점을 내준 것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한화가 4회초 김경언의 2타점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은 뒤 송창식은 4회말 볼넷 2개를 내주며 위기를 맞았지만 9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조동찬을 투수 땅볼로 처리했다. 7회말까지 마운드를 지킨 송창식은 5⅔이닝 2피안타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4승째를 챙겼다.
2004년 한화에 입단한 송창식은 2007년 말 손끝에 감각이 사라지는 버거씨병(폐쇄형 혈전혈관염) 진단을 받았다. 원인도 치료방법도 알 수 없는 난치병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그는 모교 세광고에서 후배들을 가르쳤다. 그러던 중 갑자기 증세가 좋아져 2010년 한화에서 다시 뛸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복귀 뒤 3년째를 맞은 그는 올 시즌 전반기에는 2승2패 1홀드 평균자책점 4.22의 평범한 성적을 냈다. 그러나 후반기부터는 힘있는 직구를 구석구석 찌르고 있다. 후반기 들어 평균자책점 1.15을 기록하며 한화 불펜의 믿을맨으로 우뚝 섰다.
-갑작스런 등판이었다.
"경기 전에 충분히 운동을 한 상태여서 던질 수 있었다. 몸이 충분히 풀린 상태로 올라갔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았다. 원래 몸이 빨리 풀리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송진우 한화 투수코치는 "그런 상황에서도 충분히 던질 수 있다. 완전히 준비된 상태로 마운드에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후반기 들어 성적이 좋다.
"많은 이닝을 던진 덕분에 투구 밸런스가 좋아졌다. 힘들이지 않고 던지고 있다. 경기에 자주 나가는 게 아무래도 도움이 되는 듯하다. 송진우 코치님이 공의 스피드보다는 제구력에만 신경쓰라고 했다. 코스에만 집어넣으면 맞지 않는다는 조언을 하셨다.
-4회말 선두타자 박석민을 상대로 3-2 풀카운트에서 12초 룰을 어겨 볼넷을 줬다.
"사인이 잘 안 맞아 자주 고개를 흔들다가 내줬다. 오늘은 포수 정범모가 직구 사인을 많이 줘 직구 위주로 던졌다."(투구수 89개 중 직구가 56개, 최고 구속은 145㎞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