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이 출전하는 경륜에서 초주선행에 나서야하는 4번은 그동안 '죽음의 번호'로 통했다. 선수 입장에서 4번은 뒤쪽 선수들의 움직임을 살필 수 없어 여러모로 불편하다. 실제로 각 발주대 번호별 입상률을 따지면 4번의 입상률은 현격히 떨어진다.
그런데 최근 일요일 벌어지는 각급별 결승전에서 4번이 주인공으로 부상했다. 19일 벌어진 대상경륜 각급별 결승에서도 4번이 모두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했다.
19일 선발급 결승에서는 4번 권영하(15기)가 대전팀 선배인 황종대(9기)에 의해 초주선행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3코너 지점에서 젖히기를 성공시켜 생애 첫 대상경륜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우수급에서도 조택(18기)이 4번으로 출전했으나 성산팀 선배인 권성오가 초주선행을 풀어주자 과감한 선행승부를 통해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특별승급까지 성공시키는 겹경사를 누렸다.
특선급 결승에서도 4번 유태복(17기)이 이변을 만들었다. 특선급 결승전은 최강 이명현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이변을 생각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초주선행에 있었던 유태복은 고양팀 선배인 인치환(17기)이 선행할 때 재빠르게 내선마크에 성공했고, 이명현을 노련하게 견제해 김영섭(8기)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4번이 입상한 각 등급별 결승전 쌍승 배당은 선발 27.7배 우수 8.0배, 특선 54.9배였다.
대상경륜에 앞서 교차투표로 열린 창원 선발급 결승에서도 4번 감병삼이 쌍승 40.5배를 기록했다.
4번의 입상률이 높아진 것은 최근의 경주 흐름 때문이란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최근 결승전에서는 많은 선수들이 4번의 앞에서 경주하기를 선호한다. 특히 4번과 같은 팀이나 라인을 형성한 선수들이 출전하면 4번앞에서 경주를 펼치는 경우가 많다. 상대적으로 4번의 약점은 상쇄된다. 전문가들은 “팬들은 결승전 특히 대상경주에서 베팅할 때는 4번을 다른 선수들과 동등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