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경북 경산시에서 열린 2012년 한국 스페셜올림픽 여름대회 예선 첫날 육상 종목 포환던지기 부문에 출전한 구미혜당학교 김수영(11·여)은 낮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오른 무더운 날에도 불평 한마디 없이 묵묵히 포환을 던졌다. 김수영은 키 138cm로 또래보다 작은 몸집이다. 그러나 3kg 묵직한 포환을 무거워하지도 않고 자유자재로 다뤘다. 어른들이 들어도 조금 무거운 감이 있는데 김수영은 "포환 던지는 게 너무 쉽다"고 말했다. 김수영은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김수영을 가르치고 있는 경북 구미혜당학교의 김선경(30·여) 체육교사는 "수영이는 타고난 운동신경이 있다"고 말했다.
김수영은 4학년이 되자마자 육상을 시작했다. 김수영은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달리기, 멀리뛰기 등 다양한 육상 종목을 배워나갔다. 그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종목은 '던지기'였다. 어깨 근력이 좋아 공이 멀리 뻗어나갔다. 포환던지기, 소프트볼 던지기 등을 집중적으로 훈련받았다.
그 결과 올해 처음 포환던지기를 시작한 김수영은 지난 5월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에 출전해 동메달을 땄고, 이번 대회에서는 금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뤘다.
김 교사는 "정말 놀라운 일이다. 시작한 지 1년도 되지 않았는데 대회에 나가 메달을 따는 건 극히 드물다"며 김수영을 자랑스러워했다.
어머니 공영아(34)씨는 김수영이 포환던지기를 하는 것을 처음에는 반대했다. 공 씨는 지적장애 2급인 외동딸 김수영을 귀하게 키웠다. 공 씨는 "여자 아이가 힘든 운동을 하는 게 조금 불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수영이 포환던지기를 시작한 후 너무 즐거워해 이제는 열심히 하라고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있다.
공 씨는 "수영이가 집에만 오면 포환던지기가 재미있다고 노래를 부른다"며 기뻐했다. 공 씨는 김수영이 포환던지기를 잘하는 이유로 집중력과 승부욕을 꼽았다. 그는 "수영이는 하나를 시작하면 푹 빠져 헤어나오질 못한다. 또 동메달을 딴 후에는 꼭 금메달을 따겠다며 더 열심히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포환던지를 좋아하는 김수영에게도 애로사항은 있다. 여학생으로 외모 가꾸기를 좋아하는 김수영에게 바깥에서 땀을 뻘뻘 흘려야 하는 운동은 치명적이다. 공 씨는 "수영이가 머리 예쁘게 묶고, 귀여운 옷 입는 것을 좋아하는데 운동을 할 때는 그렇지 못해서 많이 아쉬워했다"고 말했다.
김수영도 "못 꾸미는 건 싫어요. 그래도 공 던지는 게 너무 재밌어서 괜찮아요"라며 밝게 웃었다. 이어 "내년에도 그 다음에도 계속 대회에 나가 금메달 딸 거에요"라는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