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에 버금갈 만큼 드라마틱하다. 항상 논란의 중심에 있고, 끊임없이 시련을 맞이하고 있다. 그는 지난 26일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다. 어쩌면 그의 5번의 월드컵은 이렇게 출전시간 총 51분으로 끝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동국은 포기하지도 주저 앉지도 않았다. 위로가 되어주는 가족들이 있어서다. 그는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K-리그 33라운드에서 선제골을 넣고 스카이 박스를 향해 환한 웃음과 함께 박수를 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전북 관계자는 "경기장을 찾은 아내 이수진 씨와 쌍둥이 딸 재시, 재아를 향한 세리머니였다"고 귀띔했다.
이동국의 가족들은 굴곡 많은 축구인생의 버팀목이다. 이동국은 1997년 미스코리아 하와이 미 출신 이수진 씨를 친구 소개로 만나 7년 열애 끝에 2005년 백년가약을 맺었다. 그녀는 내조의 여왕이다. 남편이 슬럼프에 빠지면 최면 요법을 쓰고 심리 치료사를 찾아갈 만큼 열성적이다. 2009년 전북 이적 후 서울과 전주를 오가다 올해부터는 아이들을 데리고 아예 전주로 내려와 지내고 있다. 올 시즌 전북 스카이박스 시즌권을 끊고 홈 경기를 빠짐없이 찾아 남편의 어깨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동국은 보양식은 없고 늘 아내가 해주는 밥이 최고라고 말한다. 전주에서 유치원을 다니고 있는 재시와 재아도 큰 힘이 된다. 이동국은 쉬는 날 전화하면 늘 두 딸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핸드폰 배경화면 역시 두 공주님들 사진이다.
이수진 씨는 남편이 힘들 때면 "우리 영화를 찍고 있다고 생각하자. 엔딩이 중요하다. 마지막에 웃자"고 위로한다. 이동국은 그렇게 가족의 힘으로 해피엔딩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