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한국을 이기기 위해 배수진을 쳤다. 독일, 네덜란드 청소년대표를 뛴 이중국적자 선수를 불러 전력을 보강하려 한 것이 눈에 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은 17일 새벽(한국시간) 열리는 한국과의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 귀화 선수들을 불렀다. 바로 레자 구차네자드(25·생트롱)와 아시칸 데자가(26·풀럼)가 그 주인공들이다. 3경기동안 1골밖에 넣지 못한 무딘 공격력을 살리기 위해 케이로스 감독은 이들에 기대를 걸고 대표팀에 발탁했다.
둘은 유럽 물을 확실히 먹은 전형적인 유럽파다. 이란 태생이지만 어렸을 때 유럽으로 이주해 축구를 배워 청소년대표까지 거쳤다 귀화해서 이란대표팀에 발탁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구차네자드는 네덜란드로 이주해 헤렌벤 유소년팀을 거쳐 2005년 헤레벤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데뷔하자마자 네덜란드 19세 이하 청소년대표에 발탁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한동안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던 구차네자드는 2010년 네덜란드 2부리그 캄부르에서 37경기 15골로 떠올랐고, 지난 시즌 벨기에 생트롱에 입단해 23경기 12골을 넣었다. 현재 2부리그에서 뛰는 그는 내년 1월부터 벨기에 1부리그 소속 스탕다르 리에쥬와 계약을 맺고 뛴다.
데자가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14살이던 2000년 독일 헤르타 BSC 유소년 팀에서 뛴 데자가는 2004년부터 헤르타 BSC의 리저브팀에서 뛰며 독일 분데스리가에 이름을 올렸다. 세 시즌동안 56경기에 출전해 21골을 넣은 데자가는 2007-08 시즌 볼프스부르크에 입단해 그해 팀의 리그 우승에 힘을 보탰다. 그해 리그에서만 31경기에 출전해 8골을 넣고 가치를 높인 데자가는 지난 8월까지 볼프스부르크에서 여섯 시즌동안 활약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풀럼에 입성했다. 경기를 뛰지 못해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지만 경험만 놓고 보면 수준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둘은 이란 축구대표팀의 비밀병기로 한국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배수진을 친 이란에서 신예를 쓰는 것은 모험이 될 수 있으면서도 신선한 면이 있다"면서 "이란 내에서 주목하고 있는 이들이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 지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