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은 이번 시즌 동부와 한국 프로농구 최고 연봉인 6억원에 계약한 모두가 인정하는 넘버원 선수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서는 그의 뛰어난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김주성은 개막 후 4경기동안 평균 8득점, 5.3리바운드에 그치고 있다. 객관적인 기록을 넘어 경기에서 무기력한 모습도 자주 보였다. 지난 19일 창원 LG전에서는 무려 5개의 실책과 4개의 파울을 범했다. 팀의 기둥인 김주성이 흔들리다 보니 동부도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자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4강을 예상했지만 벌써 시즌 4패째다.
김주성이 흔들리는 이유는 찰떡궁합이었던 동료들이 곁에 없기 때문이다. 그와 함께 질식 수비를 이끌었던 윤호영은 입대했고, 벤슨과 황진원은 각각 LG와 삼성으로 이적했다. 박지현과 이광재는 부상이다. 이승준, 빅터 토마스 등 새로운 선수들을 왔지만, 아직 손발이 맞지 않다. 특히 수비를 기반으로 공격을 펼쳐나가던 방식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승준은 동부의 질식수비 스타일에 아직 적응하지 못하고 공격에만 치중해 '자동문'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붙었다.
강동희 동부 감독은 21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정규리그 고양 오리온스와의 홈경기에 앞서 "김주성이 못하는 게 아니라 혼자라도 열심히 하려다 보니 더 잘 안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김주성은 수비를 잘 해야 공격도 잘 풀어가는 선수인데, 잘 하던 수비가 안 되니 공격도 안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즌 초반이지만 체력도 벌써 많이 소진됐다. 한국 나이로 34살인 김주성은 평균 30분23초를 뛰고 있다. 많이 뛰는 만큼 결과가 좋으면 피로감이 덜할텐데, 번번히 패하니 피로감이 더 하다.
강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잘 짜인 수비가 먹히면서 선수들 사기가 충만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아직 선수들이 조화로운 플레이를 찾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아직 시즌 초반이다. 경기를 치르다보면 조화로운 플레이를 하면서 김주성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