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박찬호 장학회 꿈나무 야구장학금 전달식에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양복을 입은 박찬호(39·한화) 앞에서 17명의 초등학생 선수들이 등 뒤에 '박찬호'와 '61번'이 새겨진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박찬호는 유니폼의 사이즈를 직접 챙겨주며 "기분이 어떠냐. 프로 선수가 된 것 같으냐"고 물었다. 그는 "유니폼을 입는 순간 또다른 느낌이 왔을 것이다. 여러분이 프로선수가 됐을 때 모두 한화 선수가 되진 않겠지만 유니폼과 등 번호를 잘 기억했다가 나중에 오래된 추억을 떠올리면 감회가 새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1998년 시작된 이 행사는 어느새 15회째를 맞았다. 봉중근(LG)과 김주찬(KIA), 배영수(삼성), 김태균(한화), 송은범(SK), 서건창(넥센) 등 박찬호 장학금을 받은 뒤 프로선수가 된 선수들은 손가락으로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박찬호는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 전원에게 질문을 받고 대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홈런을 맞으면 기분이 어떤지"를 물어보는 솔직한 질문에도 웃으며 "나는 홈런을 수없이 맞았다. 중요한 건 그걸 이겨내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직접 사인을 해주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박찬호는 "매년 아이들과 대화하면서 조언도 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 운동 이외에 후배들에게 경험을 전해줄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