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미숙이 '기적을 일으키는 쇼'를 표방한 JTBC '미라클 코리아'(이하 '미코')의 안방 마님이 됐다. '미코'는 JTBC의 전신인 TBC(동양방송)의 50년 전 간판 쇼프로그램 '쇼쇼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프로그램. 특히 1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드라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이하 '우결수')에서 호흡을 맞춘 성준·김영광이 이미숙과 함께 MC로 캐스팅 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미숙은 각 분야에서 기적을 일궈낸 사람들의 삶을 소개하며 감동을 선사하는 한편, 각 방송별 컨셉트에 맞게 화려한 모습으로 변신해 다채로운 볼거리를 만들어 낼 예정이다.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고의 공연자들과 함께 쇼를 이끌어 갈 이미숙을 만났다.
-배우로서 '미코'의 MC를 맡은 소감은.
"색다른 장르의 프로그램을 맡아 긴장되면서도 설렌다. 연기는 짜여진 대본 속에서 캐릭터를 만들어서 보여주는 것이지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소개하는 일은 새로운 도전이다. 이 프로그램의 관전 포인트는 MC들도 능숙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전문적이지 않은 점이 오히려 신선함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사람들은 틀에 짜여진 것 보다는 자연스럽고 돌발적인 것을 좋아하지 않나. 예전에 다른 방송국에서 토크쇼를 맡았을 때도 대본 없이 진행했다. 사실 연기자들이 의외로 생활이 단조롭고 타 분야에 대해 접할 기회가 없다. 이번 기회를 통해 지금까지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분야와 일을 소개한다는 것이 흥미롭다."
-50대 여배우와 20대 초반 남자 모델이 MC를 맡는다는 구성이 특이하다.
"프로그램 들어가기 전 부터 제작진에 '젊고 비주얼 강한 사람들과 하고 싶다'고 어필했다. 그 요구가 받아들여졌는지 이렇게 멋진 두 명과 호흡을 맞추게 됐다. '우결수' 촬영 현장에서도 최화정이나 나는 성준과 김영광을 이성으로 대했다. 김진수나 김성민보다 훨씬 사랑을 받았던 친구들이다.(웃음) 두 사람은 연예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후배들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색깔이 다양한 사람들이 자꾸 등장해야 이 바닥이 확대되고 시야가 넓어진다. 두 사람이 '저 배우가 연기를 잘 하는데 알고보니 모델이구나'라는 말을 듣게 되길 바란다."
-다른 일반인 출연 쇼 프로그램과의 차별점은.
"다른 프로그램과의 비교보다는 우리의 색깔을 내는 것만 생각하려고 한다. 중요한 것은 내가 소개하는 일과 사람에 대한 관심이다. 관심의 유무가 결과에서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 평소에도 '동물농장'같은 다큐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 사람이 아닌 동물의 세계도 관심을 가지면 굉장히 재미있다. 하물며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의 삶이 흥미롭지 않겠나. '그런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기적은 무엇일까'라는 호기심을 가지고 진행하겠다."
-'우결수'에서 두 딸의 결혼에 목숨을 건 '속물엄마' 들자 역을 맡아 열연했다.
"힘든 작업 속에서도 화기애애한 팀워크 덕분에 즐거운 기억을 남겼다. 특히 감독님이 신인 배우부터 가장 고참들까지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조언을 해 줘서 도움이 많이 됐다. 들자라는 캐릭터도 마음에 들었다. 삶에서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위트있게 넘어갈 수 있는 인물이었다."
-'우결수' 종영 후 바로 '미코'에 투입됐는데. 쉬고 싶지는 않았나.
"2~3개의 프로그램을 한꺼번에 맡는 사람들도 있지 않나. 한 번에 하나씩 하는 대신에 꾸준히 하려고 한다. 요즘에는 '더 늙기 전에 하나라도 더 해야지'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나이를 먹을 수록 잡생각이 없어지고 일에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
-'내 삶의 미라클한 순간'은 언제였나.
"지난해 개인적으로 너무 힘든 일을 많이 겪었기 때문에 이렇게 희망을 가지고 2013년을 맞게 될 줄 몰랐다. 사람이 한 번 암울해지면 그 어둠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다만 힘들었을 때 그 어둠이 두렵다고 피해가지는 않았다. 그런 경험을 하고 나니 이렇게 좋은 일들을 맞이하게 됐다. 나에게는 2013년이 기적이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몸매가 놀랍다.
"30년 전 체력이 한창 좋았을 때부터 꾸준히 운동을 하며 관리를 해 왔다. 배우로서 내가 맡은 일을 프로답게 해내기 위해서는 좋은 체력이 필수다. 그러다보면 좋은 몸매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덕분에 이 나이에도 튜브톱을 입고 젊은 친구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지 않나."
-배우로서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지금까지 많은 역할을 맡아 왔지만 앞으로는 그만큼의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되지 않을까. 똑같은 역할을 하더라도 혁신적인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다. 현재는 엄마 역할을 많이 맡고 있는데, 전형적인 엄마보다는 색다른 엄마를 표현하고 싶다. 자식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적인 엄마 캐릭터는 너무 많지 않나. 앞으로 할머니 역할을 맡더라도 멜로가 어울리는 할머니, 노인정에서 한가락 하는 할머니 역할을 맡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