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이라면 탱크 한 번 몰아보는 것이 로망이다. 이를 겨냥해 국내에서 온라인 탱크게임이 하나 둘 나왔다가 어설픈 개발로 모두 실패했다. 온라인 탱크게임 불모지라고 할 수 있는 한국에서 유럽 게임회사 워게이밍이 만든 '월드 오브 탱크(이하 월오탱)'가 선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3D 기반의 MMO 탱크게임인 월오탱는 서비스 석 달만에 가입자가 30만명을 넘어섰으며 최고 동시접속자도 1만4000명을 돌파했다. 올 겨울 수많은 신작들이 나왔지만 동접 1만명을 넘는 것을 찾기 힘든 상황에서 월오탱의 성과는 주목할만하다.
회원 30만·동접 1만4천명 돌파
월오탱는 미국·독일·소련·프랑스·영국·중국 등 300종의 각국 전차를 활용해 여러 명이 한 편이 돼서 상대 진영을 파괴하는 3D 기반의 다중접속 탱크 게임이다. 2010년 러시아에서 처음 선보여 북미·유럽·중국·동남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45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80만명의 최대 동접 기록도 갖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1월 중순 슈퍼 테스트로 첫 선을 보여 같은 해 12월 27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MMORPG나 FPS게임·스포츠게임 등이 주류인 국내 게임시장에서 탱크게임이라는 신 장르의 게임이 나오면서 게이머들의 관심이 컸다. 정식 서비스 첫 날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인기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였다.
동접도 꾸준히 상승했다. 정식 서비스 첫날 6544명이던 것이 3일만에 1만명을 넘어섰고 지난 설 연휴에는 최고 동접 1만4497명을 기록했다. 누적 가입자수도 30만명을 돌파했다. 올 겨울 대작 '아키에이지'나 '피파온라인3' 등에 비하면 작은 수치지만 동접 1만명도 넘지 못하는 게임이 수두룩하고 신 장르라는 점에서 초반 데뷔가 성공적이다는 평이다.
이같은 성적에 워게이밍 한국지사도 상당히 고무돼 있다. 한혜승 워게이밍코리아 PR 매니저는 "다른 지역에서는 6개월 걸린 동접 1만명을 우리는 불과 3일만에 달성했다"며 "본사 뿐 아니라 다른 지역 지사에서도 놀라워 하며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빠른 게임성·충성 고객으로 성공 데뷔
월오탱가 선전하고 있는 이유로는 빠르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성이 꼽힌다. 1회 전투 시간이 평균 4.7분으로 5분 이내이며 전투에서 자신의 전차가 파괴되면 기다리지 않고 차고로 나와 바로 다른 전차로 새 전투에 참여할 수 있다. 한 PR 매니저는 "시간에 쫓기는 바쁜 직장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실제 주 이용자층도 20~30대"라고 말했다.
서비스 한 달여 만에 17대의 신규 중국 전차를 추가하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실시한 것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평가다. 또 해외에서 월오탱을 즐기는 한국 이용자들의 계정을 그대로 국내에 이전, 15대 15로 이뤄지는 무작위 전투에서 원활한 매치가 이뤄지도록 해서 안정적인 서비스가 가능했다.
글로벌 e스포츠리그 출범
워게이밍코리아는 초반 성과를 발판으로 이용자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최종병기 활', '내 아내의 모든 것', '광해, 왕이 된 남자' 등 출연하는 영화마다 흥행한 배우 류승룡을 모델로 내세워 대중적인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e스포츠리그도 1분기에 출범한다. 글로벌로 진행되는 e스포츠리그는 정규 지역 토너먼트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시즌 최종 결승전까지 올라가는 방식으로 첫 시즌 총 상금은 250만 달러(27억원)다.
박찬국 워게이밍코리아 대표는 "탱크게임이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짧은 시간 즐기는 게임성과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하면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며 "향후 e스포츠리그와 PC방 마케팅 등이 시작되면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