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민한(38)이 훈련을 재개했다. NC의 홈인 마산구장에서 투수조와 함께 정상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윤여훈 NC트레이닝팀장은 "지난주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아픈 곳이 없다. 오는 3월 말 테스트를 목표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시작이 나쁘지 않다. 스프링캠프를 떠나지 않은 2군 투수조와 같은 스케줄을 따라간다. 오전 9시부터 8시간 가량 진행되는 강도높은 일정을 온전히 소화한다. 날이 추워 실전피칭은 하지 않고 있지만 단계적으로 캐치볼을 던졌다. 최근에는 60~70m 롱토스를 하며 페이스를 조절중이다.
무엇보다 아픈 곳이 없다. 손민한은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마산구장을 찾았다. 최근 3년간 운동을 하지 못한 상황. NC에서 받은 메디컬테스트는 통과했지만 삼십대 후반의 나이와 2009년 수술 받은 오른 어깨 관절경이 마음에 걸렸다. 윤여훈 팀장은 "당시만 해도 운동을 시작한 몸 상태가 아니었다. 물리치료를 받거나 웨이트 트레이닝과 러닝 위주의 재활을 했다"면서 "이제 통증은 없어졌다. 공을 던질 때 사용하는 회전근의 밸런스도 부쩍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남들보다 더 성실하다. 손민한은 지난달 25일 박재홍의 은퇴식에 나타났다. 전-현직 선수협회장이었던 두 사람은 그동안 안팎으로 부딪혀왔다. 손민한이 NC입단을 추진하며 선수들에게 사과문을 발송하자 박재홍은 트위터를 통해 강하게 비판했다. 선배의 냉정한 질책을 받은 손민한은 그 길로 마산구장에서 하던 개인 훈련을 접었다. 그러나 박재홍은 "후배의 앞길을 열어주고 싶었다"며 횡령혐의로 야구계에서 외면받던 손민한을 껴안았다. 이후 약 보름 만에야 그는 조용히 마산구장에 나왔다. 윤여훈 팀장은 "다른 선수들보다 그라운드에 30분가량 일찍 나온다. 먼저 워밍업과 보강훈련을 끝낸 상황에서 본 훈련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아직 표정은 밝지 않다. 선수협회장 시절 떠안은 마음의 짐을 완전히 덜어내지 못했다. 오는 3월 중순 이후 본진이 한국에 들어왔을 때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 마산구장을 빌려쓰고 있지만, 아직 NC 팀원이 아니다. NC선수단은 9개 구단 중에서도 평균연령이 가장 낮다. 15년 이상 어린 후배들과 함께 있지만 조용하고 신중하게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한다. NC관계자는 "손민한이 미국이나 대만으로 들어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 3월 말께 코칭스태프가 한국에 입국해 테스트를 받을 때까지 개인 훈련을 하며 페이스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김경문(55) NC감독은 "손민한은 선수생활을 정리할 무렵에 돈을 떠나 명예회복을 하고싶어 한다. 100승을 달성할 수 있는 선수다. 확실하게 사과하고 용서받고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손민한은 "다시 한 번 공을 던지고 싶다. 마운드와 그라운드의 소중함을 이제야 알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