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미국·일본, ‘야구 강국’ 자존심 지켰다
'야구 강국' 미국과 일본의 저력을 살아 있었다.
미국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D조에서 캐나다를 9-4로 제압하고 2라운드 막차 티켓을 거머쥐었다. 탈락 위기까지 몰렸던 미국은 같은 이탈리아와 2승1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조 1위를 차지했다.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일본은 지난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라운드 네덜란드와의 승자전에서 16-4,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두면서 가장 먼저 4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벼랑 끝’ 미국, 스몰볼로 살아나다
미국은 1라운드 첫 경기 멕시코전에서 2-5로 패해 위기에 빠졌다. 이탈리아를 상대로 6-2 승리를 거두며 한숨 돌렸지만, 마지막 경기인 캐나다전에서 패하면 1승2패로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미국 대표팀의 조 토리 감독은 캐나다전에 앞서 '스몰볼'을 선언했다. 팀 내에 메이저리그 강타자들이 즐비하지만 장타 대신 다양한 작전을 구사하는 '팀 플레이'를 택했다.
미국은 이날 0-2로 뒤진 4회초 무사 1·2루에서 벤 조부리스트가 번트를 댔다. 결과는 내야 안타. 지난해 20홈런을 쳐낸 강타자의 번트였다. 이어 미국은 상대 실책과 애덤 존스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2-3으로 뒤진 8회초에는 작전 야구가 역전 점수를 만들었다. 2사 1·2루에서 토리 감독은 더블 스틸 작전을 구사했고, 존스의 2루타에 2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점수는 4-3. 이후 추가 5득점에 성공한 미국은 여유 있는 승리를 따냈다. 경기 후 조 토리 감독은 “단기전에서 싸우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미국은 C조 2위 푸에르토리코와 13일 2라운드 첫 경기를 한다.
일본, 대회 3연패에 한 걸음 더
네덜란드전 승리로 일본은 WBC 3회 연속 준결승에 진출했다. 야마모토 고지 일본 대표팀 감독은 "첫 번째 목표는 달성했다. 이제 우승만 바라보겠다"고 다짐했다.
대회 시작 전 평가전 내내 공격력 침체와 마운드 불안에 시달렸던 일본은 경기를 치를수록 안정된 전력을 선보이고 있다. 에이스 다나카 마사히로가 여전히 예전의 구위를 회복하지 못했지만, 그를 대신해 마에다 겐타가 실질적인 에이스 노릇을 했다. 마에다는 이번 대회 2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이닝 동안 2피안타 15탈삼진을 기록하고 2승을 올렸다. 야마모토 감독은 네덜란드전 승리 뒤 "준결승 선발로 마에다를 올릴 생각"이라고 공표했고, 마에다는 "결승도 맡겨주세요"라는 말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불펜에서는 와쿠이 히데아키를 비롯해 스기우치 도시야, 우쓰미 테쓰야, 야마구치 테쓰야, 마키타 카즈히사 등이 힘을 냈다. 1·2라운드를 치르면서 일본은 ‘뒤로 갈수록 강한 팀’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됐다. 주춤거렸던 타선은 1·2라운드 5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6.6득점을 뽑아냈다. 네덜란드전에서는 무려 6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다양한 작전 구사와 기동력을 앞세워 상대팀의 허를 찌르는 전략도 일본 대표팀의 힘이 됐다.
김유정 기자 kyj7658@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