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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 틈새 노린 ‘프리미엄 마케팅’ 인기
경기 침체 속 틈새를 노린 ‘불황형 프리미엄 마케팅’이 인기다.
과거 프리미엄 마케팅이 ‘브랜드 이미지 제고’ ‘고가의 가격 정책’ 등에 치중됐다면, 최근에 보여지는 불황형 프리미엄 마케팅은 좀 더 세부적인 목표와 타깃에 집중돼 있다는특징이 있다. 경기가 악화되는 가운데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는 제품에 대해서는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가치소비형’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데 착안한 것이다.
틈새를 노린 불황형 프리미엄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가 이른바 ‘루비족’을 공략하기 위한 홈쇼핑 업계의 프리미엄 전략이다. ‘루비족’은 아름다움과 젊음을 위해 투자를 집중하는 40~50대 여성 소비층을 일컫는 말로서, 이들의 구매력은 작년 한 해 홈쇼핑 명품 브랜드의 구매 비율만 봐도 알 수 있다. CJ오쇼핑에서 판매된 ‘구찌(GUCCI)’ 등 다양한 명품브랜드 구매자 중 77%가 40대 이상 여성으로 나타난 것.
이러한 현상에 홈쇼핑 업계 관계자들은 ‘루비족’을 모시기 위한 프리미엄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올해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를 대거 소개하며 패션사업의 고급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3월부터 해외 현지 브랜드를 자사 홈쇼핑 방송 시간대에 방영하며 의류뿐 아니라 잡화 브랜드도 상품군을 늘릴 계획이다. 이탈리아 브랜드 토스카블루와 보욜라, 프랑스의 마크라바 등 ‘루비족’을 공략한 해외 브랜드 판매를 준비 중이다. CJ오쇼핑과 GS샵도 각각 디자이너 협업 브랜드를 소개하는 등 중년 여성을 위한 프리미엄 패션 사업을 확장하고 나섰다.
남성을 겨냥한 패션 시장에도 틈새를 노린 프리미엄 마케팅이 동반되는 분위기다. 꾸미는 남자를 뜻하는 ‘그루밍족’이 늘어나면서 대부분 고가 브랜드로 구성된 ‘남성패션 편집 매장’이 불황에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이같은 트렌드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최근 차별화된 스타일링을 추구하는 남성들을 타깃으로 한 남성 프리미엄 편집매장 ‘아카이브(ARCHIV)’를 런칭했다. '아카이브'는 롯데백화점이 직접 운영하는 편집매장으로, 미국 영국 등에서 오랜 전통을 이어온 헤리티지 브랜드와 국내 유망 디자이너 브랜드 등 총 30여개의 프리미엄 캐주얼 의류와 잡화브랜드를 한 번에 접할 수 있다.
세계 최대 슈즈쇼핑센터 ABC마트도 로드샵, 대규모 복합몰 등에 집중돼 있던 유통 네트워크를 프리미엄 제품 니즈 고객을 위해 백화점까지 확장하고 나섰다. ABC마트는 프리미엄 브랜드 편집숍 ‘프리미어 스테이지(premier stage)’는 2월 중순 런칭하고 롯데백화점 본점, 관악점, 중동점 등에 입점을 시작했다. ABC마트의 백화점 진출은 최근들어 젊은이들 사이에서 프리미엄 운동화나 스니커를 선호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경제 사정이 악화될수록 대중은 ‘힐링’에 대한 목마름을 토로한다. 힐링의 대표적인 키워드는 바로 ‘여행’. 스트레스와 피로 회복을 위한 방법으로 여행에 투자하는 이들이 늘면서, VVIP만을 위한 여행상품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하나투어에서는 대한민국 1% 슈퍼리치를 위한 프리미엄 여행브랜드인 ‘제우스(ZEUS)’를 운영하며 여행상품의 고급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발리, 시드니, 하와이 등 다양한 목적지를 선택할 수 있고 전상품 대한항공 비즈니스 클래스 이용 및 지역별 최고 베테랑 가이드 행사, 최고급 호텔, 식사, 관광일정을 제공한다.
ABC마트 마케팅팀 장문영 팀장은 “불황이 길어질수록 일반적 소비는 줄어드는 반면, 자신의 가치를 나타내는 제품 또는 행위에 대한 소비는 늘어난다”며 “이러한 현상을 맞춰 특정 제품군, 특정 소비자에 타킷을 맞춘 프리미엄 마케팅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아정 기자 porol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