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현대인들에게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고 상을 차려 한끼 식사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취생·싱글 직장인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요즘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쉽게 즐길 수 있는 간편식이 인기를 얻고 있다. 식품업체들도 현대인의 생활 패턴에 맞춘 '간편 식사 대용식'을 앞다퉈 내놓으며 트렌드를 따르고 있다. 풀무원이 지난해 12월 물만 부어 데우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냉동 국밥’ 3종을 출시한 데 이어 아워홈 역시 지난달 같은 조리 방식의 ‘한그릇 냉동 국밥’ 3종을 출시했다. 음식·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맛집·요리 블로거’ 3명과 ‘외식경영학과 대학생’ 2명에게 조언을 구해 두 회사 제품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한 제품은 풀무원의 ‘삼계국밥’과 아워홈의 ‘닭곰탕국밥’이다.
아워홈 “편리해” 풀무원 “저렴해”
간편식을 찾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얼마나 편리한지’와 ‘얼마나 저렴한지’다. 평가자들은 편리성 측면에서 아워홈의 손을 들어줬다. 아워홈 제품은 플라스틱 용기에 들어있기 때문에 그대로 물만 부어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음식이 완성된다. 용기에 ‘물결 표시’가 있어 물 계량 역시 편리하다. 풀무원 제품을 조리하기 위해서는 부수적인 준비물이 많았다. 제품을 담을 용기와 물의 양(180㎖)을 측정하기 위한 계량컵, 전자레인지에 돌리기 전에 씌워야 하는 랩 등이 필요하다. 블로거 ‘마이드림’은 “아워홈 제품은 물만 붓고 전자레인지에 돌려먹는 시스템이다보니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1인분의 가격이 더 저렴한 것은 풀무원 제품이었다. 아워홈 제품은 1인분(170g)에 340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풀무원 제품은 2인분(300g)에 5400원이다. 풀무원이 2000원 비싼 것처럼 보이지만 1인분으로 계산하면 700원 저렴한 셈이다. 용량 대비 가격 역시 풀무원 제품이 저렴하다. 풀무원 제품은 1g 당 18원, 아워홈 제품은 1g 당 20원이다. 세종대 외식경영학과 하점임씨는 “용량 대비 가격이 더 저렴한 것은 풀무원 제품이지만, 포만감을 원한다면 1인분의 중량이 20g 더 무거운 아워홈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평했다.
“둘 다 인스턴트 느낌 없진 않아”
조리가 간편한 냉동국밥이다보니 식당에서 방금 끓여낸 국밥에 비해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아워홈 제품에서 평가자들이 지목한 인스턴트의 한계는 식감이었다. 대부분의 인스턴트 밥 제품에서 느낄 수 있는 가벼운 식감이 문제였다. 풀무원 제품과 비교해 쌀알의 탄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 탄력이 떨어지는 쌀을 물에 불리니 풀어진 느낌이 더 심해졌다. 세종대 외식경영학과 이두현 씨는 “집에서 막 해낸 밥풀의 알알이 꽉 찬 느낌이 아니라, 씹자마자 으스러지는 베트남 쌀을 먹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평가했다. 블로거 ‘꽃님이’는 “아무래도 냉동식품이다보니 닭고기·야채의 식감도 식당에서 사먹는 국밥에 비해 떨어진다”고 의견을 표했다.
평가자 5명 중 2명은 아워홈 제품과 비교해 풀무원 제품에서 인공적인 맛이 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정임씨는 “풀무원 제품에서 라면스프에서 나는 맛과 같은 인스턴트 식품 특유의 맛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블로거 태니 역시 “풀무원 제품에서 MSG맛이 강하게 나는 편”이라며 “조금 자제해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워홈 “담백해” 풀무원 “진해”
평가자들은 아워홈 제품을 젊은층에게, 풀무원 제품은 중장년층에게 추천했다.
아워홈 제품의 맑은 국물과 여타의 향이 섞이지 않은 깔끔한 맛이 10~20대의 담백한 취향에 맞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반면, ‘풀무원’ 제품은 인삼·애호박·마늘·표고버섯 등 풍미를 더할 수 있는 재료들이 많이 첨가돼 건강을 생각하는 40~60대의 입맛에 맞을 것으로 분석했다.
블로거 ‘마이드림’은 “아워홈 제품은 요기용으로 괜찮을 것 같고, 풀무원 제품은 병중병후의 건강보양식으로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정임씨는 “아워홈 제품이 좀 더 대중적인 입맛에 맞을 것 같다”며 “풀무원 제품은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맛”이라고 설명했다.
두 제품 모두 ‘삼계국밥’과 ‘닭곰탕국밥’이라는 제품명에 충실한 음식이라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이두현씨는 “풀무원 제품은 인삼·대추 등의 맛이 강하고 국물이 진해 ‘삼계탕’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고, 아워홈 제품은 담백한 육수와 깔끔한 맛으로 ‘닭곰탕’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을 것 같다”고 총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