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폴리테이너'로 불리는 배우 유아인(27)이 조선시대 치열한 정치판을 쥐고 흔들던 절대군주로 변신한다. 8일 첫방송되는 SBS 월화극 '장옥정 사랑에 살다'(이하 '장옥정')에서 남인과 서인을 적절히 견제하는 정치력으로 절대 권력을 구가한 이순(숙종)을 연기한다. 거침없는 소신 발언과 사회적 기부 활동 등으로 정치인들까지 긴장하게 만들었던 그가 그려낼 숙종의 캐릭터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지난해 대선이 끝난 후 "차기정부의 실정을 염려하되 실정을 염원하는 코미디는 없어야 한다"며 똑부러진 정치 의식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1일 경기도 일산 엠블(MVL)호텔에서 열린 '장옥정' 제작발표회에서 "나는 진보도 보수도 아닌, 진취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일 뿐"이라며 "기존에 본 적이 없는, 치열한 내면을 지닌 숙종을 그려내겠다"며 밝게 웃었다. 유아인의 상대역은 김태희(장옥정)와 홍수현(인현왕후)다.
-맡게 된 역할에 대해 설명해달라.
"숙종 역은 많은 사극에서 이미 등장한 친숙한 캐릭터다. 하지만 장옥정에서는 숙종의 내면에 대해 더욱 심도깊게 그려내려 한다. 왕으로서, 또 연인으로서의 고뇌가 드러날 것이다. 어제 진행된 촬영에서 '소자는 마음에 품은 정인과 평생을 해로할 수는 없는 것이겠지요'라는 대사를 했다. 이 짧은 대사에 숙종이 가지고 있는 갈등의 굴레가 녹아들어가 있다."
-지난 대선에서 정치적 발언을 했는데.
"나는 진보나 보수가 아닌 중도 성향의 사람이다. 그리고 다만 진취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일 뿐이다."
-극중 절대군주 역할을 맡았다. 개인적인 정치관과는 다른 역할 아닌가.
"역할이 정치적으로 어떤 성향이라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숙종은 어떤 사대부가 집권하느냐에 따라 끊임없이 도전을 받는 왕이다. 자연스레 왕권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물론 정책적으로는 보수적 정책을 펼치는 모습으로 그려질 수도 있다. 하지만 왕으로서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강해지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최강칠우' '성균관 스캔들'에 이어 세번째 사극이다. .
"'최강칠우'에서는 자객 역할을, '성균관 스캔들'에서는 유생 역할을 맡았다. 이번에는 왕 역할이다. 아무래도 카리스마도 훨씬 강하고 내적인 갈등도 심화돼 있는 인물이 될 것이다. 주변 인물들의 갈등도 훨씬 더 심하다. 그간 다른 작품들에서 그려진 숙종은 여자들의 치마폭에 가려졌던 나약한 모습이었다. 그보다는 훨씬 치열한 내면을 지닌 숙종 캐릭터에 끌렸다."
-팬들이 쌀화환을 많이 보냈더라. 어떻게 쓸 건가.
"많은 팬들의 사랑에 그저 감개무량하다. 아직도 이렇게 큰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 어색하다. 불편한 마음도 있지만 감사한 마음이 더 크다. 아직 쌀 화환을 어떤 곳에 쓸지는 정하지 않았다. 아마 좋은 곳에 쓰이게 되지 않을까.(웃음)"
-특별한 시청률 공약이 있나.
"아직 드라마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여드리지 못해 매 작품이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성균관 스캔들'과 '패션왕'도 높은 시청률을 올리지는 못했다. 이번에는 한 번 제대로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장옥정'이 출연작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시청률이 30%가 넘으면 막춤을 춰서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