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업계에 ‘고객 오디션’ 바람이 불고 있다. 패스트푸드업계 국내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맥도날드와 롯데리아가 일주일 상간으로 비슷한 컨셉트의 마케팅을 펼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 행사는 고객들이 점원 앞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성대모사를 하면 행사 제품을 무료로 제공하는 '오디션' 컨셉트로 진행된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흥행 등으로 인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빅맥송' 부르면 햄버거 공짜?
지난달 25일 맥도날드는 ‘빅맥 빅데이’ 이벤트를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전국 맥도날드 매장 카운터 앞에서 ‘빅맥송’ 완곡을 부르면 빅맥 단품을 무료로 증정하는 행사였다. 맥도날드에 따르면, 주부·경찰·할머니를 비롯해 경쟁사 직원들까지 약 3만명이 참가해 행사를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KBS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왕해팀, 정여사팀 등이 무대 의상을 입고 자발적으로 매장을 방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질세라, 경쟁업체인 롯데리아도 만우절 맞이 깜짝 이벤트를 마련했다. 1일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이벤트 포스터가 붙어있는 매장을 방문, 카운터 앞에서 미션 지령을 외치면 직원이 응답 멘트 후 불고기 버거를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미션 지령은 KBS ‘개그콘서트’의 유행어이자 롯데리아 광고 카피인 ‘롯데리아 가면 뭐하겠노~ 소고기로 만든 불고기버거 사묵겠지’다. 매장 직원은 ‘손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라고 화답 후 불고기버거를 증정하게 된다.
"추억 공유…2차 효과도 있어"
패스트푸드 업계 1,2위를 다투는 두 업체가 ‘고객 오디션’ 컨셉트의 비슷한 마케팅을 벌이게 된 배경은 사회 분위기의 변화에 따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K-POP스타’,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 등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일반인들도 장기를 표현하는 데 거리낌이 없어지게 된 것. 업계 관계자는 “패스트푸드의 주 소비층인 10~20대 젊은이들은 자신의 끼를 발산하는 데 적극적이다. 그들은 단순히 햄버거를 무료로 제공받는다는 개념을 떠나 하나의 추억거리를 남긴다고 생각하고 이벤트에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마케팅에 ‘펀(FUN)’ 요소를 적용할 경우, 온라인 및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한 2차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도 ‘고객 오디션’ 마케팅이 각광 받고 있는 이유중 하나다. 지난 25일 진행된 ‘빅맥 빅데이’ 이벤트의 경우, 다수의 소비자들이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생각하고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촬영해 인터넷 상에 게재했다. 롯데리아는 SNS를 통한 2차 광고 효과를 감안해 이벤트 진행에 앞서 공식 페이스북에 ‘만우절 이벤트’를 링크해놓기도 했다.
업계는 이런 이벤트를 통해 고객과 점원이 구매자와 판매자 관계를 떠나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순하게 무료 행사를 할 수도 있고, 1+1 행사를 진행할 수도 있는 것인데 이런 이벤트를 하는 이유는 고객들이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에 대해 직접 적극적으로 표현하면서 친근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며 “구매자와 판매자가 서로 추억을 공유하면서 소통하는 관계로 발전해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