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8일 오전 경기도 용인 SK아카데미에서 그룹 대표인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등과 최신원 SKC 회장, 최재원 SK㈜ 부회장,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등 최종건 창업주와 최종현 회장 가족, 옛 선경직물 퇴직자 모임인 유선회 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60주년 기념식을 갖는다고 7일 밝혔다.
SK그룹은 창업주인 고(故) 최종건 회장이 1953년 4월 8일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되다시피 한 수원시 권선구 평동 4번지를 매입, 선경직물을 세우면서 시작됐다. 최 창업주는 당시 자신의 마차를 이용해 5㎞ 떨어진 광교천에서 돌과 자갈을 날라 공장을 설립했다. 이후 1962년 11월 10여 년간의 유학생활을 마친 최종현 회장이 선경직물 부사장으로 취임하면서 형제경영의 틀을 구축했다.
에너지·정보통신 양날개로 도약
1973년 최종건 회장이 작고하면서 선경그룹을 이어받은 고 최종현 회장은 1974년 석유파동을 겪으며 두 가지 목표를 정했다. 하나는 석유로부터 섬유에 이르는 산업의 수직계열화를 확립시키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국제적 기업으로서 손색없는 경영능력을 배양시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1973년 선경석유를 설립해 석유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지만, 1차 석유파동으로 좌절을 겪었다. 이후 1980년 민영화에 나선 대한석유공사를 인수해 그룹의 오랜 숙원이었던 '석유에서 섬유까지'라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또 석유파동을 겪어봤던 최종현 회장은 자체적으로 자원을 확보하지 않으면 국가 차원의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에너지 안보'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1982년 '자원기획실'을 만들고 무자원 산유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석유개발에 나선다.
이때부터 시작된 SK는 전 세계 16개국, 29개 광구에서 석유 탐사 및 개발과 생산을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250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인 5억1000만 배럴의 지분원유 매장량을 확보했다.
1980년대 들어 정보통신의 중요성에 눈을 뜬 최종현 회장은 1984년 미주 경영기획실을 설립해 정보통신사업을 준비한 뒤 1992년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얻어 최종 허가대상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일부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일자 사업권을 과감히 반납하고 1994년 민영화 대상이었던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4271억 원이라는 인수자금을 들여 인수해 에너지와 정보통신이라는 현재 SK그룹의 양날개를 완성했다.
1962년 섬유업계 최초로 4만6000달러 규모의 인조견을 홍콩에 수출하면서 섬유수출시대를 연 SK그룹은 1976년 수출 1억 달러를 돌파한 후 2004년 100억 달러, 2005년 200억 달러, 작년에는 600억 달러 수출을 돌파했으며, 지난해 매출 158조원에 8만명의 직원을 거느린 재계 서열 3위(자산규모 기준)의 그룹으로 성장했다.
인재개발·사회적기업 양성에 적극 나서
SK그룹은 국내 기업중 한국적 경영시스템 구축과 인재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최종현 회장은 1975년부터 한국적인 경영시스템 개발에 나서 1979년 SKMS(선경경영관리체계)를 완성했다. SKMS의 핵심은 '사람을 활용하는 문제'에 관한 것이다. SK가 정한 목표는 인간의 능력으로 해낼 수 있는 '최상의 수준(Super Excellent 수준)'이며 이는 선진기업의 목표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목표를 추구한다는 의미다.
올해는 국내 최초의 고등학생 대상 퀴즈프로그램인 '장학퀴즈'가 4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인재보국에 대한 관심은 동반성장과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2005년 신로고 '행복날개'로 기업의 이미지를 일신하고 대기업-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해 '행복동반자 경영'을 본격화했다. 2006년 사회공헌 전문재단 행복나눔재단을, 2009년에는 SK미소금융재단을 설립하고 저소득층의 금융지원사업을 시작했다.
SK그룹이 최근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사회적 기업의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한 활동이다. 국내 최초의 사회적 기업 MBA개설, 사회적 기업 지원 등을 하면서 사회적 기업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동반성장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창근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창립 60주년에 맞춰 발간된 ‘SK 60년史’를 통해 “지난 60년은 국민의 의(衣)생활을 바꿔왔고 산업화 시대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에너지를 만들어 왔으며 IT강국 대한민국을 선도해왔다"며 "앞으로의 명제는 행복과 글로벌라이제이션에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