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45)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22일(한국시간) 베이징에서 가진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32강 G조 5차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포항은 아기자기한 패스축구로 성적과 재미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시즌 치른 12경기에서 6승 6무를 기록하며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베이징 궈안과 5차전에서 포항은 그동안 보여준 모습과 다를 것으로 보인다. 황선홍 감독은 "베이징은 워낙 체력적으로 강하고 공격적이다. 초반 분위기가 중요한데 선제골을 내주면 힘겨운 경기가 될 수 있다"며 "재미없다고 해도 어쨌든 이기는 것이 목표인 만큼 노련하고 여우처럼 경기하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수비적인 포항은 쉽게 볼 수 없었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수원 삼성 전과 AFC 챔피언스리그 3차전 산프레체 히로시마 전에서 각각 2-0과 1-0으로 앞서던 후반전에 수비적인 운영을 보여준 것이 전부였다. 당시 포항은 단단한 수비를 펼치며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켰다. 황선홍 감독이 '철벽포항'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1차전의 경험 때문이다. 그는 "베이징과 1차전을 했는데 생각보다 강했다"고 떠올렸다.
베이징에는 '아프리카의 앙리'라 불렸던 프레드릭 카누테(36)가 버티고 있다. 또 175㎝의 발빠른 공격수 호프레 퀘론(27)도 위협적이다. 퀘론은 에콰도르 출신으로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해 17경기에 출전했다. 황선홍 감독은 퀘론을 더 경계했다. 그는 "퀘론이 빠르고 개인기가 좋다. 1차전에서 퀘론을 잡는데 애를 먹었다"며 "전반전에는 전진압박보다는 약간 뒤로 물러나 간격을 좁혀 촘촘한 수비로 무실점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은 현재 G조에서 1승 3무로 조 2위에 올라있다. 승점은 5점으로 23일 상대할 베이징(승점4점)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혹여 베이징에 패하면 16강 진출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된다. 이 때문에 공격적인 패스축구를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선홍 감독은 "내일 경기는 16강 진출을 위해 너무 중요한 경기다"며 "꼭 승리할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