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신인 공격수 이정기(22)는 1일 전북과 K리그 클래식(1부리그) 경기에서 홀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 데뷔 10경기만에 올린 첫 공격포인트를 멀티골과 도움으로 기록한 이정기는 윤성효(51) 부산 감독의 얼굴을 활짝 피게 만들었다.
이정기는 부산 유스 시스템이 만들어낸 공격수다. 부산 축구 명문 동래고 출신인 그는 숭실대를 거쳐 올 시즌 우선지명으로 부산에 입단했다. 지난해 고교 후배인 이창근, 구현준, 김지민이 고교 졸업 후 곧바로 '부산 유스 출신 1호 프로 선수'로 배출된데 이은 것이었다. 이정기는 "부산 대우 시절부터 축구장에 가서 축구를 봤다. 그때는 부산 대우 유니폼을 입고 가면 경기장 입장이 무료여서 자주 유니폼을 입고 갔다"고 추억하면서 "그때 안정환 선수가 참 멋있었다. 저런 공격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고교 시절에도 부산 아이파크 형들의 경기를 자주 지켜본 그는 "큰 키에도 유연한 몸놀림과 슈팅을 선보였던 정성훈(대전) 선수를 많이 보고 배우려 했다"고 말했다.
2003년부터 유스 시스템을 구축한 부산은 10년만에 조금씩 그 결실을 맺고 있다. 2007년부터 부산 축구 명문인 동래고와 협약을 맺었던 부산은 골키퍼 이창근을 청소년대표 주축으로 성장시키며 주목받았다. 여기에다 이정기까지 팀에서 필요한 공격수로 성장하고 있다. 윤성효 감독은 "아직은 진행 단계고 갈 길이 멀다. 그래도 차츰 유스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자원을 우리 것으로 만들고, 나아가 프랜차이즈 스타로 키워야 부산이 더 좋은 팀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기의 성장에 윤 감독이 미소를 지은 이유다.
부산 유스 출신인 만큼 구단에 대한 이정기의 애정도 남다르다. 그는 "아직도 내가 이렇게 뛰고 있는 게 신기할 때가 많다"면서 ""고등학교 때부터 부산 관계자들이 나를 좋게 봐줬다. 유스 시스템을 통해 많이 도와준만큼 그걸 베풀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더 열심히 뛰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