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희준(34)은 KBS 2TV '직장의 신'에서 이름과 달리 전혀 무정하지 못한 '무정한' 으로 사랑 받았다. 마음이 따듯하고 착해 영악한 동기 장규직(오지호)에겐 늘 밀리고 승진도 늦는다. 욕심 없이 주어진 일에만 열중하고,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는 무정한의 모습은 실제 이희준과도 많이 닮았다. 드라마 종영 후 만난 이희준은 "나랑 비슷해 더 공감하며 연기할 수 있었다.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드라마라 책임감을 갖고 연기했는데 반응이 좋아 정말 감사했다. 공무원인 친구가 '우리들의 일상을 재밌게 담아내줘서 고맙다'고 문자를 보냈을 땐 연기를 한 보람을 느꼈다"며 행복해했다.
-시청률도 좋았지만 화제성은 더 대단했다.
"공감대가 잘 형성됐다. 직장 경험이 없는 나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무명시절 힘들었던 내 모습이 결국 드라마 속 88만원세대의 마음과 같지 않았을까. 리얼한 이야기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터치했고, 덕분에 호평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밤 새워서 촬영하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의미있는 드라마라는 생각에 촬영 내내 행복했다."
-이번 드라마로 인지도와 인기는 더 상승했다.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어머니들의 사랑을 받았다면, 드라마 '전우치'로 아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번 '직장의 신'으로 직장인들의 사랑을 받은 셈이다. 이제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을 노린 작품과 캐릭터를 선보여야겠다.(웃음)"
-김혜수와의 호흡은 어땠나.
"선배님과 함께 연기하는 동안 정말 감사했다. 호흡은 두 말할 것 없이 좋았다. 나랑 연기하는 신을 찍을 때 마다 항상 칭찬을 해주셨다. 어떤 부분이 어떻게 좋은지 구체적으로 얘기해주셨는데 그게 큰 힘이 됐다. 항상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다. 긴장안하고 찍을 수 있도록 잘 도와주셔서 감사했다."
-지난달 제4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드디어 백상에서 상을 받았다. 하하. 호명이 되고 시상식 긴 무대(중앙무대로 향하는 런웨이 무대)를 걷다가 허리띠가 풀어져 살짝 당황했다. '직장의 신'을 하면서 살이 빠져서 그랬는지…. 헐렁해서 처음부터 불안하긴 했다. 전혀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상을 받아서 정말 기뻤다. 연예계 데뷔 후 6번째 받은 상이었다. 그동안 수상 소감을 말할 때 가족 얘기를 안했는데 이번에 처음 가족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가족들이 감동받았더라."
-각별한 선배 손현주와 나란히 앉아 수상을 했다. 감동이 더 컸을 것 같다. (손현주는 TV부문 최우수 남자연기상을 받았다.)
"신인 때부터 날 관심있게 봐주셨던 선배랑 같은날 같은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다는 게 정말 뜻깊었다. 선배님을 시상식 뒤 복도에서 만났는데 날 보자마자 포옹해주셨다. 정말 반가웠다. 선배님이 '이번 신인상은 너야'라며 용기를 북돋워주셨다. 선배님 말대로 진짜 신인상을 받아서 행복했다."
-요즘 쉴 틈 없이 활동하는 것 같다. 영화 '환상속의 그대'가 지난달 개봉했고, 차기작으로 영화 '결혼전야' 촬영을 하고 있다던데.
"'환상속의 그대'가 절찬리에 상영중이다. 좋은 영화니깐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결혼전야'는 결혼을 앞둔 네 커플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결혼을 앞둔 커플들이 겪는 어려움과 다툼 등을 담아낼 예정이다. 6월 한 달간은 영화 촬영에만 몰두할 것 같다. 영화 '감기' 개봉도 앞두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관객들의 반응과 인기는 언제든 바뀔 수 있는거니깐 절대 바뀌지 않는 목표를 잡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은 작품, 즐길 수 있고 즐기고 싶은 작품에 몰두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작품 속에서 열심히 노는 배우가 되고 싶다. 손현주 선배님이나 황정민 선배님처럼….(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