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는 3일 목동 롯데전에 4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장해 1회말 1사 1·2루 기회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상대 선발 송승준을 맞아 3볼-1스트라이크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5구째를 볼을 참아내며 볼넷을 얻어냈다. 시즌 75호 볼넷. 지난해 기록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볼넷(73개)을 이미 넘어서 신기록을 세우는 중이다. 넥센은 박병호의 볼넷으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고, 이어 강정호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 선취점에 성공했다.
경기 전 만난 박병호는 올 시즌 볼넷을 많이 얻어낸 것에 대해 "지난해와 비교해 타석에서 여유가 생겼다"고 비결을 전했다. "예전에는 타석에서 그런 여유를 갖지 못했다. 그러나 경험이 쌓이면서 수 싸움이 조금은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상대 투수의 볼배합을 연구한 것도 선구안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 전 상대 투수의 볼배합 자료를 확인한다. 그리고 타석에서 상대가 어떤 공을 던질지 예측해보는데, 맞아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박병호는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렇기에 타점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서면 상대 투수가 승부를 피하는 경우가 많다. 박병호는 "주자가 있을 때 방망이를 조금 짧게 잡고 맞히는 타격을 하려고 한다. 그러다보면 떨어지는 공, 나쁜 공에 방망이를 내다가 참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볼 카운트 상황에 따라서도 많은 경우의 수를 생각한다. 풀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 등 내가 유리한 상황에서는 가급적 원하는 공에 방망이를 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박병호의 볼넷 증가는 팀과 개인에게 모든 좋은 영향을 끼친다. 3일 경기에서 보여지 듯 팀의 공격 기회를 이어갈 수 있다. 박병호 개인에게 많은 볼넷은 타율 관리에 효과적이다. 볼넷을 얻어내면 타석은 채우면서 타수에는 계산되지 않기에 적어도 타율을 깎아먹지 않는다. 그는 2일까지 457타석에 들어서 370타수 118안타로 타율 0.319를 기록 중이다.
박병호는 "안타와 홈런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볼넷으로 출루해 공격 기회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올 시즌 스스로 좋아졌다고 느끼고 있다. 이 페이스를 잃지 않고 잘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