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송강호에 최민식·현빈·하정우 등 충무로 톱스타들이 차례로 사극에 도전하고 있어 화제다. 지난해 이병헌이 '광해, 왕이 된 남자'로 1231만 관객을 모으며 홈런을 날린데 이어 송강호도 처음으로 도전한 정통사극 '관상'으로 '잭팟'을 터트렸다. 개봉후 11일째인 21일까지 누적관객수 634만명을 기록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관객수 1000만명 돌파도 가능하다. 연기력에 대한 반응 역시 호평일색. 이어 최민식과 현빈·하정우도 데뷔후 첫 사극에 출연해 내년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이미 '광해'로 사극의 '단 맛'을 본 이병헌은 '협녀:칼의 기억'으로 두번째 사극에 뛰어든다. 이들의 출연작은 '톱스타들의 사극도전'으로 관심을 받는 것 뿐 아니라 제작비 100억원을 넘나드는 대작으로 각 시즌 극장가를 휩쓸거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병헌
도전작 : '광해, 왕이 된 남자'(12) '협녀:칼의 기억'(내년 개봉예정) 캐릭터 : 광해·하선, 검객 덕기 진행사항 : '광해'로 1231만명 동원, '협녀' 9월 크랭크인 예정
첫 사극 '광해'에서 신경증세까지 보이는 임금 광해의 예민한 모습과 자유분방하고 선한 천민 하선을 동시에 연기하며 베테랑 배우의 면모를 보여줬다. 일각에서는 중저음의 세련된 목소리 때문에 천민 하선의 놀이판 장면에서 어울리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혹평을 했던 이들 중에서도 '영화를 다시 본후 이병헌이 얼마나 섬세하게 연기를 잘 했는지 알수 있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첫 사극도전이 성공적이었다는 말. 현재 전도연·김고은과 두번째 사극 '협녀' 촬영을 준비중이다. 고려말 무신시대를 배경으로 세 검객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병헌이 민란을 주도한 동지들을 배신하는 검객 덕기를 연기한다.
▶송강호
도전작 : '관상'(11일 개봉) 캐릭터 : 천재관상가 내경 진행사항 : 11일 개봉후 21일까지 누적관객수 634만명 기록
첫 사극 '관상'을 통해 무서운 속도로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시대극 'YMCA 야구단'을 통해 한복 입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정통사극은 이번이 처음. 암울한 시대에 태어나 뜻을 펼치지 못한 몰락한 양반 내경을 연기하며 한 인물의 희로애락을 두루 표현했다. 가문을 일으키고 아들의 출세를 돕고자하는 평범한 소시민의 모습을 특유의 정감넘치는 연기로 보여줘 호평받고 있다. 송강호는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사학자가 됐을거라 생각할만큼 역사에 관심이 많다. 충무로에 사극이 드물어 출연할 기회가 없었는데 '관상'을 만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수 있어 좋았다"고 사극에 도전한 소감을 밝혔다.
▶최민식
도전작 : '명량-회오리바다'(내년 여름 개봉예정) 캐릭터 : 이순신 진행사항 : 7월 21일 162회차로 크랭크업, 현재 후반작업중
첫 사극에서 이순신 역을 맡아 화제다. 오랜만에 최민식 특유의 선굵은 연기를 볼수 있을거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중. 특히 충무로의 '대세'로 떠오른 류승룡과 맞대결을 펼치는 설정이라 주목도는 더 높아지고 있다. 벌써부터 '명량' 개봉후 최민식이 시상식을 휩쓸거란 말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영화는 정유재란이 벌어진 1597년 13척의 배로 10배가 넘는 일본 왜선을 물리친 명량대첩의 주인공 이순신 장군을 그린다. '최종병기 활'(11)로 사극영화 붐을 몰고 온 김한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최민식은 "단순히 영웅 이순신 장군을 연기하려했던게 아니다. 인간적인 고민과 무인으로서의 담백한 모습까지 담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현빈
도전작 : '역린'(내년 개봉예정) 캐릭터 : 정조 진행사항 : 9월 10일 크랭크인 현재 촬영진행중
제대후 복귀작으로 사극을 택한 것 뿐 아니라 임금 정조 역을 맡아 관심을 집중시켰다. 멜로드라마를 통해 멋진 남자의 모습을 부각시키며 편하게 몸을 풀어볼수도 있었겠지만 오히려 어려운 도전을 해 눈길을 끈다. 앞서 해병대를 택한데 이어 정조를 연기하며 '멋진 남자'의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영화는 조선시대 정조의 암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을 소재로 택했다. 조정석이 청부살수 역을 맡아 현빈과 대립한다. 여기에 정재영이 왕의 서가를 관리하는 상책을 연기하며 무게감을 더한다. 현빈은 "신인으로 돌아간 느낌으로 '역린'을 택했다'고 첫 사극에 도전하는 결의를 밝혔다.
▶하정우
도전작 : '군도:민란의 시대'(내년 7월 개봉예정) 캐릭터 : 백정 돌무치 진행사항 : 4월27일 크랭크인후 현재 후반부 촬영중
최근 2년여간 명실상부 '충무로에서 가장 신뢰도 높은 배우'로 떠올랐다. 그동안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도 나이 때문에 시상식에서 선배들에게 대상을 양보했지만 '군도' 이후부터는 상황이 달라질거라는게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영화는 탐관오리들의 착취가 극에 달했던 조선 철종 10년, 백성의 편에 서고자했던 도적들의 활약상을 그린다. 하정우는 도적떼에 합류한 백정 돌무치를 연기하면서 대부호의 서자이자 뛰어난 무술실력을 갖춘 조윤 역의 강동원과 호흡을 맞춘다. 삭발까지 하며 열연중. '범죄와의 전쟁' 등을 통해 콤비플레이를 과시했던 중앙대 동문 윤종빈 감독과 다시 손을 잡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