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과 두산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선발승을 찾아보기 힘들다. 1~3차전 양팀 선발 6명 중 누구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6명의 선발이 모두 3실점 이하로 막아냈고, 5회 이전에 무너진 투수도 없었다. 5명은 퀄리티 피칭(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을 했다. 나오는 선발마다 제 몫을 충분히 해 준 것이다. 그렇지만 선발이 지독히 승운이 없는 시리즈다.
3차전까지 선발 6명의 합작 성적을 보면 38이닝을 던져 13실점을 했다. 평균자책점은 3.08이다. 단기전 부담감을 고려하면 괜찮은 성적이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 4위(리즈, 3.06)와 비슷한 수치다. 그만큼 다들 잘 던진 편이다.
넥센의 1차전 선발 나이트는 6⅓이닝 동안 7피안타를 맞았지만 2실점(평균자책점 2.84)으로 막아냈다. 한국 무대 포스트시즌 첫 승리 요건을 갖췄으나 9회 2사 후 마무리 손승락이 동점을 허용하면서 선발승이 물거품이 됐다. 넥센의 2차전 선발 밴헤켄은 7⅓이닝 1실점(평균자책점 1.23)으로 호투했지만 타선 지원이 없어서 오히려 패전 투수가 될 뻔 했다.
두산 1차전 선발 니퍼트는 6이닝 3실점, 시즌 때의 위력적인 에이스 피칭은 아니었지만 퀄리티 피칭은 해냈다. 2차전 선발 유희관은 8회 1사까지 무실점으로 막고 내려갔으나 불펜이 기출루자 주자 1명의 득점을 허용하면서 1실점을 기록했다. 7⅓이닝 1실점(평균자책점 1.23).
11일 열린 3차전도 마찬가지였다. 넥센 선발 오재영은 솔로포 2방을 맞았지만 5회까지 3점으로 막았다. 6명 투수 중 가장 적은 이닝이지만 어쨌든 5회까지는 책임졌다. 두산 선발 노경은은 6회까지 넥센 4번 박병호를 두 차례 헛스윙 삼진 아웃을 잡으며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러나 7회 투구수가 100개를 넘어가며 김민성에게 동점 스리런 홈런을 맞으면서 승리를 놓쳤다.
결국 1~3차전 선발 어느 누구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고, 어떤 투수도 패전을 기록하지 않게 됐다. 세이브왕인 손승락이 예상외로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고, 두산 불펜이 허약한 탓이다. 3차전도 3-3 동점에서 양팀 구원진이 가동, 불펜 싸움에서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