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서울 SK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쓴 맛을 봤다. '만수'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모비스에게 김선형과 애런 헤인즈를 활용한 공격 패턴이 철저히 읽혀 챔프전서 내리 4패를 당했다. 올 시즌 SK의 가장 큰 과제는 김선형-헤인즈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다.
아직 부족하지만 서서히 가능성을 찾아가고 있다. SK는 17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83-71로 이겼다. 삼성 외국인선수 마이클 더니건이 빠져 SK가 리바운드 싸움에서 46-26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SK는 리바운드에서 훨씬 앞서고도 3쿼터까지는 점수차를 벌리지 못했다. 4쿼터 삼성 선수들이 높이의 열세로 인한 체력 저하로 제대로 뛰지 못하자 그제서야 점수차를 벌려나갔다. 변기훈(16점)이 3점슛 4개를 꽂아넣어 승리를 가져왔다.
경기 후 문경은 감독은 "전반에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지만 속공 미스와 턴오버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3쿼터 상대 센터인 더니건 공백을 활용하기 위해 코트니 심스를 공격적으로 기용했고, 심스가 기대에 100% 부응해 흐름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시즌 김선형과 헤인즈 위주의 공격 패턴이 상대 팀에게 읽혔다. 다른 루트를 활용하겠다고 계획했는데 결과가 좋았다. 박상오, 변기훈, 심스가 잘 해줘 기쁨이 두 배"라고 말했다.
문 감독의 말처럼 SK는 공격 옵션 다변화가 최대 과제다. 선수들도 이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변기훈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SK는 김선형과 헤인즈의 팀이 돼 버렸다. 하지만 SK에는 나를 비롯해 박상오·김민수·최부경 등이 있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우리가 잘 해야 김선형과 헤인즈에게도 더 많은 찬스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자만을 경계하고 지난 시즌 보여준 팀컬러를 그대로 유지하는 게 SK의 또다른 과제다. 변기훈은 "의사소통이 가장 필수적이다. 팀워크가 깨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자만하지 않으면 지난 시즌처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부경은 "올 시즌은 다른 팀들도 전력을 보강해 쉽지 않다. 과거는 뒤로 하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면 자연스레 좋은 성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