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이만우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 국내에서 영업활동을 했던 1409개의 외국계 기업 중 51%인 722개 기업들이 법인세 납부 실적이 없다.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도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외국계 기업은 7개나 됐다.
특히 애플은 1조8802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법인세율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에 대한 미국 상원 청문회 자료에 따르면 애플은 2011년 해외판매로 220억 달러(약 23조3486억원)의 세전이익을 거뒀으나 해외에 낸 세금은 1000만 달러(약 106억원)에 불과했다. 해외 IT 컨설팅사인 가트너는 2011년 애플이 한국에서 판매한 아이폰 매출액은 1조8802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의원은 "애플이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에 낸 세금 전체를 한국에 냈다고 하더라도 법인세율이 0.58%도 안됐다는 결론에 도달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애플이 세금을 적게 낼 수 있었던 것은 조세회피 전략인 'Double Irish with Dutch Sandwich'(두개의 아일랜드 법인과 하나의 네덜란드 법인을 이용한 전략)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에 애플 제품이 수입될 때 애플코리아가 면세국인 아일랜드 소재 관계사인 해외애플제품 판매총괄 자회사(ASI)와 기술도입 계약에 대한 재라이선스 수수료를 지급하고, ASI는 이를 다시 아일랜드 소재 관계법인 애플의 해외지적재산권 독점 자회사(AOI)에 수수료의 대부분(83% 가량)을 양도해 이미 막대한 기술도입 수수료가 이전된다. 이 때문에 애플 제품의 판매실적이 좋아도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이 최소화된 상태여서 법인세가 부과되지 않거나 미미한 것이라고 이 의원 측은 설명했다. 미국 상원은 지난 5월 아일랜드가 애플 등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의원은 또 애플코리아가 지난 2009년 8월부터 유한회사로 조직을 전환해 공시의무가 없어져 조세회피 의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