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삼성의 아시아시리즈 상대, 라쿠텐으로 결정
아시아시리즈(11월15~20일·대만)에 나설 일본 대표가 라쿠텐으로 결정됐다. 라쿠텐은 한국 팬들에게 익숙한 호시노 센이치(66) 감독이 이끌고 있고, 28연승을 달린 일본 최고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25)가 버티고 있는 팀이다.
라쿠텐은 3일 센다이 크리넥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시리즈 7차전에서 요미우리를 3-0으로 꺾었다. 4승3패로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호시노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평생의 숙적 요미우리를 이기면서 만년 2인자의 설움을 벗어났기 때문이었다.
호시노 감독은 한국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1990년대 말 주니치 감독 시절 선동열(KIA 감독)과 이종범(한화 코치)을 영입했다. 2003년 한신 감독을 마지막으로 현장을 떠난 뒤에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일본 대표팀을 이끌어 한국과 맞붙기도 했다. 2011년 라쿠텐 감독으로 현장에 돌아온 호시노는 3년 만에 팀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다. 선수 15년, 감독 생활 16년 만에 맛본 첫 일본시리즈 우승이었다.
일본시리즈 상대가 요미우리였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호시노는 메이지대학교 4학년 투수였던 1967년 요미우리로부터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지명한다'는 사전 약속을 받았다. 그러나 요미우리는 약속을 깼고, 호시노는 주니치에 지명됐다. 호시노는 '타도 요미우리'를 마음 속에 새겼다. 요미우리는 1964년부터 9년 연속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한 최강팀이었지만 호시노는 요미우리를 상대로 통산 35승 31패를 거두며 '킬러'로 활약했다. 74년 요미우리의 센트럴리그 10연패를 저지한 것도 주니치였다.
이번 대회에서는 다나카의 출전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다나카는 지난해부터 정규시즌 28연승을 달렸다. 올 시즌 성적은 24승 무패 평균자책점 1.27. 리그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사와무라상을 만장일치로 받았다. 일본시리즈에서는 2차전(9이닝 1실점 완투승)과 6차전(9이닝 4실점 완투패)에 이어 7차전에도 나와 세이브를 올렸다. 특히 6차전에서 160개의 공을 뿌린 뒤 다음 날 열린 7차전에 등판해 '헹가래 투수'가 되는 괴력을 발휘했다.
다나카는 올 겨울 미국 진출을 추진 중이다. 구단주인 미키타니 히로시 라쿠텐 회장은 구단에 다나카를 잡으라는 지시를 내렸다. 스포츠호치는 4일 '다나카가 올해 연봉의 두 배인 8억엔(약 86억원)까지 몸값이 오를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다나카가 이번 아시아시리즈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삼성과 라쿠텐은 이번 대회에서 다른 조에 편성돼 준결승이나 결승에서 만날 수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