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의 시선을 받았던 영화 '친구2'(곽경택 감독)가 개봉후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어 화제다. 14일 첫 공개된후 3일만에 누적관객수 100만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고지를 넘어섰다. 역대 한국 청소년관람불가영화 중 최단기간 100만 돌파 기록이다. 이어 개봉 5일차인 18일까지 153만명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박스오피스 스코어 역시 '친구2'에 이어 2·3위를 차지하고 있는 '더 파이브'와 할리우드 대작 '토르:다크월드'보다 3~4배 이상 많다. 10월부터 찾아온 비수기에 시름하던 극장 관계자들도 '친구2'의 상승세에 반색하고 있다. '친구2'는 2001년 빅히트한 '친구'의 속편. 아무리 잘 만들어도 제 살 깎아먹기에 그칠수 밖에 없다는 우려 속에 만들어진 영화다. 실제로 완성도나 재미에 대해서는 '전편보다 못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최근 불고 있는 '복고 콘텐트' 열기와 주연을 맡은 청춘스타 김우빈의 인지도에 힘입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일부 혹평에도 30·40대 남성 절대 지지 "일단 보러 가자"
'친구2'의 선전 뒤엔 30·40대 관객의 압도적인 지지가 있었다. 개봉 직전인 13일 예매사이트 맥스무비의 집계에 따르면, 전체 예매 관객 중 30대와 40대의 비중이 합산해 무려 80%대에 달했다. 1주차 주말을 넘긴 19일 오후까지 누적비율을 살펴볼때 가장 예매율이 높은 연령대는 역시 40대다. 2001년 전편인 '친구' 개봉당시에는 20대 관객의 비율이 70%에 육박했다. 결과적으로 12년의 세월이 지나 이제 30·40대가 된 '친구'의 과거 팬들이 다시 속편을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았다는 셈이 나온다. 향수를 자극한 '추억마케팅'이 적절하게 먹혀들었다는 말이다. 주중에도 평균 예매율이 유지되고 있어 2주차 주말까지 '친구2'의 흥행이 줄곧 이어질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실 '친구2'의 내용에 대한 평판이 좋기만 한 건 아니다. 포털사이트 및 '친구2' 관련기사 댓글창 등에 올라온 관객 평가를 봐도 호불호가 뚜렷하게 갈린다. '이 정도면 됐다'는 호평이 나온 반면에 '전편을 따라잡는다는건 애초에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혹평이 나오고 있다. '유오성이 장동건의 살해를 명령한게 맞나'라는, 1편이 남긴 물음에 굳이 답해야했나라고 되묻는 네티즌도 많다. 한 네티즌은 '12년이 흐르는동안 동명 드라마까지 만들어져 전편의 열린결말에 대한 답이 이미 나온거나 마찬가지다. 지금 와서 왜 굳이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보여주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혹평이 절반에 가까운데도 여전히 '보러가자'는 30·40대 관객이 많다는 것. 영화계 한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추억의 영화 재개봉 열풍과 최근 인기리에 방송중인 tvN '응답하라 1994' 등의 영향으로 그 시절 향수를 가진 이들의 '문화 나들이'가 잦아지고 있다. '친구2' 역시 이런 기류를 적절하게 활용했다. 일각에서 혹평이 나와도 30·40대 관객 사이에서 '일단 보고 얘기하자'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물 오른 김우빈, 전편의 장동건 빈자리 채워
'친구2'의 또 다른 흥행요인은 청춘스타 김우빈이다. 대선배 유오성과 함께 당당하게 공동주연으로 영화에 출연해 거침없이 존재감을 발산한다. 전편에서 칼에 찔려 죽음을 맞은 장동건의 아들로 출연했다. 건달로 살다 간 아버지의 뒤를 이어 역시 거친 밤의 세계로 들어온 인물이다. 큼직큼직한 이목구비로 전편의 장동건에 버금가는 표정연기를 펼치고 긴 팔다리를 이용해 속 시원한 액션을 보여준다. 데뷔후 불과 2년, 아직 경험이 부족한데도 경남 사투리까지 구사하며 고난도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SBS에서 방영되고 있는 수목극 '상속자들'의 반항아 캐릭터와 오버랩되는 '상남자' 연기로 20대 여성관객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고 있다. 김우빈의 연기에 대한 입소문이 퍼져나가면서 '친구2'의 20대 관객 유입률도 차츰 높아지고 있다. 30·40대 관객의 힘으로 시작된 '친구2'의 상승세를 장기적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 될거라는 분석이다.
김형호 맥스무비 영화연구소 실장은 "지난주 '친구2'의 20대 관객 예매율은 약 23% 정도였다. 하지만, 19일 오후 현재 26%까지 올라갔다. 예매 관객의 남녀 성비도 바뀌었다. 지난주에는 남녀 비율이 6대 4로 남자 관객의 비중이 컸다. 하지만, 지금은 5대 5로 동일하다. 20대 여성 관객의 유입률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말"이라며 "그 중심에는 분명 김우빈이 있다. 일일 관객수와 예매율 등을 비교해볼때 현장에서 티켓을 끊고 영화를 보는 20대 여성 관객의 수도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