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아내 이지윤 인터뷰 “남편 용돈? 내년부터 오를 예정”

박병호(27·넥센)와 아내 이지윤(31)씨는 지난 10일 2013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손을 잡고 등장했다. 이날이 두 번째 결혼기념일이었던 두 사람에겐 특별한 외출이었다. 박병호는 시상식 전날(9일)부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유일하게 아내를 데리고 가는 시상식"이라며 설레했다. 아내가 지켜보는 앞에서 311표(총 유효 323표)를 얻어 96.3%의 득표율로 수상자들 중 최다 득표를 기록하며 2년 연속 최고 1루수 자리에 올랐다.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아내에게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며 마음을 전했다. 아내 이지윤씨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결혼 전 스포츠 아나운서였던 이씨는 이제 '내조의 여왕'으로 통한다. '만년 유망주'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던 박병호는 2011년 12월 결혼 후 '박병호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지난해 홈런·타점·장타율 3관왕에 오르며 정규시즌 MVP를 거머쥐었고, 올해는 득점왕까지 추가해 4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13년 정규시즌 MVP도 당연히 박병호의 몫이었다. 박병호는 "100점짜리 아내에게 고맙다"고 했지만, 아내 이지윤씨는 "남편은 101점이다"며 애정을 과시했다.

프로야구 최고 타자로 성장한 만큼 그의 연봉도 크게 올랐다. 박병호는 10일 올해 2억2000만원에서 2억8000만원(127.3%) 오른 5억원에 연봉 계약을 했다. 돈 관리를 맡고 있는 이씨는 "내년부터 남편의 용돈을 20만원 올려 100만원씩 주기로 했다"며 웃었다.

-2013 MVP를 받고 박병호가 "100점짜리 아내에게 고맙다"고 했다. 내조 비법이 있나.

"그냥 하는 말이다.(웃음) 내조에 관한 질문을 정말 많이 받는다. 하지만 정말 특별한 게 없다. 일부러 야구장에 가지 않는 건 있다."

-현장에서 남편의 활약을 보고 싶을 것 같은데.

"습관이 되니 괜찮다. 작년에는 종종 야구장을 찾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남편이 집중을 해야 하는데, (내가) 왔다는 걸 알면 신경이 쓰이고 부담이 될 것 같았다. 집에서도 일부러 안보려고도 한다. 남편의 직장에 매일 찾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웃음) 너무 '야구'에만 관심이 집중되면 남편이 더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잇을 것 같아서 많이 이야기하지 않는다. 올해 올스타전만 야구장에서 봤다."

-올 한해 남편 박병호의 홈런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포스트시즌 홈런이다. 준플레이오프에서 (0-3으로 뒤지던) 9회말 투아웃서 (니퍼트에게) 동점 스리런 홈런을 터트렸을 때 소리를 질렀다. 평소에는 홈런을 쳐도 큰 반응 없이 보는 편이다. 그런데 그날은 나도 모르게 박수도 쳤다. 동시에 지인들에게서 휴대폰 메시지가 100통 이상이 왔다."

-타자 박병호는 100점이란 평가를 받는다. 남편 박병호는 몇 점인가.

"100점 만점에 101점이다." (듣고 있던 박병호는 "101점? 진짜? 우와"라며 환하게 웃었다.)

-101점을 준 이유는.

"착하다. 정말 착하다. 성품이 정말 좋고, 변하지 않는다. 그것 때문에 결혼도 결심했다."

-'홈런왕' 박병호를 일찍 알아봐서 '이지윤의 선구안이 좋다'는 이야기도 많다.

"스카우트팀에서 불러주시진 않는다.(웃음)"

-연봉이 5억으로 올랐다. 남편 박병호의 용돈도 오르나.

"20만원 오른다. 작년에도 한 달 용돈 80만원에서 20만원을 올려주려고 했는데 남편이 자진 동결했다. 술도 못 먹고, 밖에 나가서 크게 돈 쓸 일이 없다고 하더라. 이제 후배들에게 밥을 사줄 일이 더 많으니 내년 1월1일부터 20만원을 올려주기로 했다. (용돈 이야기때문에 내가)너무 야박한 이미지가 되고 있다. 같이 있을 땐 내가 산다.(웃음)"

-큰 연봉을 받고도 한결같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돈은 더 많이 받아도 씀씀이는 그대로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김주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