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SK, 라이벌 모비스 꺾고 연패 탈출…모비스전 3전 전승
2연패로 위기에 빠졌던 서울 SK가 라이벌 울산 모비스를 잡고 다시 살아났다.
1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 모비스의 맞대결은 라이벌 빅매치로 관심을 모았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정규리그 2위팀 모비스가 정규리그 1위 SK에 4전승으로 챔피언에 오르면서 두 팀의 라이벌 의식이 강해졌다. 양 팀은 만날 때마다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올 시즌 양 팀의 1차전은 78-76, 2차전은 72-71로 SK가 승리했지만 마지막까지 한 치도 승부를 예측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날은 좀 달랐다. 3쿼터까지 접전이 이어지던 경기가 4쿼터 들어 SK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SK는 3쿼터 막판 최부경이 부상당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75-60 대승을 거뒀다. 외국인 코트니 심스가 20분을 뛰며 19점·14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17승7패가 된 SK는 창원 LG와 공동 선두 자리를 회복했다. 15승8패가 된 3위 모비스는 선두권과 1.5경기 차로 벌어졌다.
양 팀 모두 다급한 상황에서 만났다. SK는 최근 원주 동부와 LG에 내리 져 올 시즌 처음으로 2연패했다. 문경은 SK 감독은 자칫 연패가 길어져 선수단이 슬럼프에 빠질까 걱정했다. 문 감독은 "LG전을 마친 후 공·수 패턴을 70~80% 가랑 바꿨다. 선수들이 모비스를 라이벌로 여겨 심기일전했다"며 의지를 다졌다.
모비스는 올 시즌 SK와 상대전적이 2패로 열세였다. 모비스 입장에서는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칠 경우 상대전적에서 순위가 갈릴 수도 있기 때문에 이날 SK를 반드시 잡아야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경기 전 한참 동안 선수들과 미팅을 통해 지시사항을 전달하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모비스는 양동근-이대성 투가드 체제로 나섰다. 양동근이 지난달 중순 부상을 당해 한 달 가까이 쉴 때 대신 포인트가드를 본 이대성이 유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에 유 감독이 과감히 두 선수를 동시에 내보내는 승부수를 띄웠다. SK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1가드 4포워드' 시스템으로 맞불을 놨다. 김선형이 포인트가드를 맡고, 김민수-박상오-최부경-애런 헤인즈로 이뤄진 포워드 라인이 신장의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선수 구성이다.
3쿼터 중반까지는 팽팽한 균형을 이뤘다. 하지만 3쿼터 4분여를 남기고 SK 최부경이 리바운드를 다투는 과정에서 발목 부상을 당하는 변수가 발생했다. 최부경은 의료진의 부축을 받고 벤치로 물러났다. SK는 3쿼터를 가까스로 47-45 두 점차로 앞선 채 마쳤다. 승부처인 4쿼터, 문 감독은 부상 당한 최부경의 자리에 경험이 적은 김우겸을 투입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김우겸은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며 최부경의 빈 자리를 잘 메워줬다. 4쿼터 막판 승부가 기울자 문 감독은 주전들을 불러들이는 여유를 보였다. 김우겸은 벤치로 들어올 때 문 감독과 선수들의 칭찬을 한 몸에 받았다.
잠실학생체=오명철 기자 omc102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