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이호준(37·NC)이 아쉽게 놓친 '황금장갑'을 위해 힘차게 배트를 돌린다. 그는 "올해는 골든글러브 수상에 실패했다. 내년은 다르다. 2014년에는 반드시 황금장갑을 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호준은 지난 10일 열린 2013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이병규(40·LG)·홍성흔(37·두산)과 함께 지명타자 부문 후보에 올랐다. 막판까지 경쟁을 벌이던 그는 총 95표를 얻고 이병규(201표)에게 황금장갑을 내줬다. 이호준은 노장의 모범을 보여준 이병규에게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병규는 이번 시즌 타율 1위(0.348)에 오르며 11년 만에 팀의 가을야구 진출에 힘을 보탰다.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 수위타자가 됐다는 건 아무나 이룰 수 없는 성취다. 이호준은 "(이) 병규 형은 내가 봐도 정말 대단했다. 곁에서 참 많이 배우고 있다. 나이 마흔에도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서 자랑스럽다. 올해는 형이 황금장갑을 받을 만 했다"고 치켜세웠다.
이호준은 유독 골든글러브와 인연이 없었다. 1994년 해태(현 KIA)에 입단한 후 SK를 거치면서 아직 단 한 차례도 황금장갑을 끼지 못했다. 2003년 1루수로 36홈런 101타점을 올렸을 때 이승엽이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56개)를 깨 밀렸고, 30홈런 112타점으로 타점왕에 오른 2004년엔 타율 0.315 28홈런 103타점에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점을 안은 삼성 양준혁과 경쟁에서 밀렸다. 올해를 빼고 골든글러브 시상식장에도 가본 적이 없다고 한다.
내년은 확실한 성적으로 당당하게 골든글러브를 쟁취하겠다는 각오다. 이호준은 12월 30일까지 정근우(31·한화)와 함께 하와이에 머무르며 러닝과 웨이트 트레이닝 등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내년은 골든글러브를 반드시 수상하겠다. 제대로 된 실력으로 받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