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은 지난 9일 발표된 스프링캠프(미국 플로리다·일본 오키나와) 선수 명단(45명)에 포함되지 못했다. 포수가 5명(김정훈·이윤재·정상호·조인성·허웅)이었지만 그의 이름은 없었다. 부상이 목적지를 '플로리다'가 아닌 '사이판'으로 바꿔놨다. 2년 연속 미국 현지 캠프 합류가 불발된 것이다.
이재원은 오는 15일 외야수 이명기(27)와 한동이민(25), 투수 윤길현(31) 등과 함께 재활군 캠프가 차려진 사이판으로 출국한다. 그는 "몸이 만들어지면 일본 오키나와 캠프 합류는 가능할 것 같다"며 "답답하기도 했지만 다친지 6주가 다 되가니까 이제는 괜찮다"고 애써 덤덤히 말했다.
지난해 10월27일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훈련에서 이재원은 왼 손등이 골절됐다. 롯데와의 연습경기에서 투수 이상화(26)가 던진 공에 맞은 결과였다. 곧바로 귀국해 수술을 한 이재원은 현재 재활의 마지막 단계를 밟고 있다. 그는 "지난 7일 병원(경희대)에 가서 진단을 받았는데 다음 주부터 기술 훈련을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며 "예정보다 회복이 2주 정도가 빠르다. 뼈도 거의 다 붙은 상태"라고 반겼다.
하지만 과정을 이겨내는 게 쉽지 않았다. "답답했다"는 그의 말처럼 중요한 순간 찾아오는 부상이 뼈아팠다. 실제 이재원은 2012년 11월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왼손 유구골 부상을 당해 두 번이나 수술을 한 경험이 있다. 2013시즌을 앞두고 4번 타자 후보였지만 5월26일에야 뒤늦게 1군에 합류했다. 이후 통증을 줄이기 위해 손바닥에 붕대를 감고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그야말로 악전고투였다. 그는 "후유증이 있어서 (불규칙적으로) 경기에 나갔다 안 나갔다 하니까 그게 힘들더라"며 "기술적인 것보다 건강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모처럼 1군 풀타임 기회를 잡으면 부상이 앞을 늘 가로막았다. 그리고 또 한 번 부상 악령이 불어닥쳤다. 이재원은 "관절이 아니라 손등을 다쳐서 그나마 괜찮다"며 "포수라도 백업으로 많이 나가는 게 목표다. 캠프 자체를 전혀 못간 지난해보다 상황이 낫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똘똘 뭉친 이재원이 조만간 사이판으로 장도에 오른다. 단연 2014시즌 SK의 팀 성적을 좌우할 키플레이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