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긱이 야구 마니아 여러분의 질문을 받습니다. 우리는 까다롭습니다. 평소 어처구니 없는 질문을 자주해 긱(GEEK, 괴짜)이라 손가락질 받던 여러분! 세상 누구도 묻지 않았던, 살아있는 질문만 받습니다. 엄격한 질문 선별 과정을 거쳐 긱(GEEK)의 시각에서 진지하게 답변해드리겠습니다. 베이스볼긱은 일간스포츠가 만든 최초의 모바일 야구신문입니다. 오늘은 월드컵 특별편입니다.
(김흥국호의 베스트 11 김흥국이 뽑은 역대 베스트 11)
구자철과 박지성이 활동력을 바탕으로 중원을 장악하고, 이청용과 김보경이 양 옆을 휘저어주면서 손흥민과 지동원이 ‘잘 받아먹는’ 공격진. 곽태휘와 홍정호의 든든한 중앙 수비를 바탕으로 김치우의 왼발과 윤석영의 오버래핑 등 활발하게 공격을 뒷받침하는 수비진. 이것이 김흥국호의 축구다.
긱 : 팀의 캡틴을 맡아줄 적임자는 누구로 보십니까?
김 : 캡틴, 주장이 되려면 동료 선수들과 친분이 두텁고, 신임을 얻고 있는 선수여야 합니다. 그러면서 선수와 감독간의 중간자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캡틴은 이청용이 제격이죠. 이청용이라면 박지성의 후임이 될 자격이 있어요.
긱 : 수석 코치로는 어떤 분을 생각하십니까?
김 : 사실은 홍명보 감독에게 수석코치직을 맡기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전임 감독인 만큼 나를 보좌하는 것은 실례일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면 황선홍 감독이 적임자에요. 황선홍 감독은 황새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지 않겠습니까? 황새는 천연기념물이고 제가 국보급 감독 아닙니까. ‘천연기념물과 국보의 만남.’ 이상적이네요.
긱 : 선수 기용에 있어서 ‘나는 이런 선수를 중용 하겠다’라는 계획이 있으신지요.
김 : 나보다 팀을 우선시 여기고 헌신할 줄 아는 선수에게는 파격적으로 기회를 주겠습니다. 연봉이고 이름값이고 뭐고 간에 팀을 위해 뛰는 선수가 주전입니다. 선수들 부모님 만나본 적 있으십니까? 저는 많이 만나봤습니다. 아들 잘 되라고 정말 엄청난 노력을 합니다. 열심히 먹이고 키우고 뒷바라지해서 국가대표까지 만들어 놨는데, 아들이 별 이유 없이 한 경기도 안나온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기분이 어떨지. 팀을 우선시하는 선수는 무조건 출전합니다. 자기를 버리고 남을 우선시하면 무조건 주전으로 뜁니다.
긱 : 감독으로서 ‘선수들의 이런 행동은 용서 못한다’는 점이 있다면?
김 : 담배와 커피는 축구 선수에게 쥐약입니다. 특히 담배는 절대 안 됩니다. 담배를 피는 선수는 주전이고 뭐고 대표팀에 승선시키지도 않겠습니다. 선수의 몸에도 안좋지만, 감독인 제가 담배 냄새를 너무 싫어하거든요. 으아. 커피 마시는 사람도 싫어하지만, 커피 업계 사람들에게 욕먹을 수도 있으니 커피는 이해해주겠습니다. 아, 문신도 안됩니다. 헤어스타일도 단정하게 하는 게 좋겠지요.
긱 : 자율적인 분위기를 선호하시는 줄 알았는데, 규율이 거의 군대 수준으로 엄격한데요.
김 : ‘코리안 스타일’ 아니겠습니까?
긱 : 그렇다면 혹시 김흥국 감독님의 방침을 불복하고 반항하는 선수가 있다면 어떤 처방을 내리겠습니까?
김 : 반항하는 즉시 까버리겠습니다. 해병대 정신으로 곧바로 질러버리겠습니다. 감독을 무섭게 알아야하지 않겠습니까? 중요한 것은 반항하는 그 즉시, 그 순간에 곧 바로 응징해야한다는 점이에요. 반항한 뒤 조금 지나서 혼내주면 본보기의 효과가 없어요. 즉시 손봐줘야 합니다.
긱 : 이제 선수단과 코치진도 어느 정도 꾸려졌네요. 처음 선수들을 대면하는 자리, 전부 모인 자리에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김 : “반갑다. 나 김 감독이야. 기사로~ 레게파티~ 알다시피 난 10대 가수 출신인데, 자식 같은 나이의 아이돌과도 잘 어울린단다. 왠줄 알아? 같이 호흡하기 때문이야. 선후배간, 감독간 거리감 느끼지 말고 우리 같이 호흡하자. 나는 서로 편안한 관계를 좋아하니까, 괜히 주눅들거나 부담 갖지 말고 재밌게 경기를 즐겨라.” 라고 말해주겠습니다.
긱 : 브라질 월드컵 목표 성적은요?
김 : 16강 진출은 당연하고, 이왕 토너먼트 올라간 거 8강이 목표입니다. 16강 들어갔다 똑 떨어지면 재미 없잖아요.
긱 : 해외파와 국내파간의 신경전으로 대표팀의 조직력을 저해하는 과거의 사례가 많았습니다. 이에 대한 감독님의 의견과 해결책이 있습니까?
김 : 현 시점에서 ‘대한민국에서 축구 가장 잘하는 20명’을 모아 놓은 게 바로 ‘국가대표팀’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날고 기던 선수들 중에서 날고 기던 선수들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무시무시한 20명간에 실력 차이가 있으면 얼마나 있겠습니까? 물론 해외파의 경험과 실력을 무시할 순 없지만, 오히려 국내파의 ‘죽기 살기’ 축구를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제 경기에서 선전하여 인생 역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국내파 같은 경우 기회만 주어지면 모든 걸 쏟아 부을 겁니다. 아무래도 해외파와는 정신력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니까요. 영국의 무슨 팀에서 뛴다. 연봉을 얼마를 받는다. 이름값이 높다. 이런 거, 다 필요 없습니다. 저는 ‘김흥국호’에 승선한 선수들은 무조건 '0'에서부터 시작할겁니다. 모두가 똑같은 조건 하에서, 어디로도 치우치지 않는 선수기용을 할 생각입니다.
긱 : 브라질 월드컵을 대비해서 평가전을 치렀으면 하는 나라가 있습니까?
김 : 월드컵 전에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등 남미 축구를 경험해 보는것이 효과적입니다. 작고 빠르고 꾀가 많은 선수들을 많이 붙어봐야 ‘임기응변의 축구’를 할 수 있습니다. 유럽 선수들 키 크고 강한 애들하고 붙는 거 보다 낫다니까.
-평가 1차전 : 브라질
-평가 2차전 : 아르헨티나
-평가 3차전 : 칠레
▶ 만약에... (if...)
긱 : 월드컵 준비에 여념이 없는데 평가전에서도 자꾸 패배하고, 팀 상태가 영 별로일 때 만나서 조언을 듣고 싶은 사람은?
김 : 조언 듣지 않겠습니다. 그 즉시 사퇴해버립니다 저는. 조언은 필요 없어요. 자존심 때문이 아닙니다. 그냥 내가 모든 책임을 지고 나가겠습니다. 10대 가수 출신 아니겠어요?. 가수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긱 : 본선 첫 경기에서 0-2로 뒤진 채 전반이 끝났다. 라커룸으로 들어와서 해 주고 싶은 말은?
김 : “야야야, 고개 들어. 0-2는 스코어도 아냐. 3-2로 들이대면 되잖아. 4-2도 있잖아. 왜 주눅 들고 그래. 야야야 고개 들어.”
긱 : "한국은 월드컵에서 망신을 당할 것"이라고 망언하는 일본 감독에게 해주고 싶은 말
김 : “야 이 **끼야. 독도를 뺏어간 도둑놈이 그런 거지같은 말을 하냐? 입을 *어버린다”고 말해준 다음, 독도 앞 바닷가에 빠뜨리겠습니다. 중요한것은 그냥 빠뜨리는 게 아니고, 파도가 심하게 칠 때 빠뜨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긱 : 경기 중 편파판정을 일삼는 심판에 대한 대처방식은?
김 : 월드컵 경기에서 편파판정이란 단순한 문제가 아니에요. 국가적 차원의 문제입니다. 느껴지는 즉시 엎어버려야되요. 감독인 제가 가만있으면 안 됩니다. 옷을 다 벗고 달려가서 심판의 멱살이라도 붙잡겠습니다. 그냥 넘겨서는 절대 안됩니다.
긱 : 박종우 선수의 독도 세리머니가 논란이 되었는데요, 이처럼 선수들의 정치적 행동에 대해서 어떤 의견을 가지고 계십니까?
김 : “종우야 너 정말 잘했다. 내가 하려던 행동을 네가 해줬다. 축구에서 정치적 발언하면 안된다고 누가 그러든? 누가 뭐래도 너는 애국자다. 나랑 손잡고 독도 한 번 가자. 독도로 날아가는 호랑나비 아니겠냐?”
긱 : 국가대표팀 감독이 됐는데, 후임 축구 응원 단장은 누구에게 맡기고 싶습니까?
김 : 이정은 내 양아들이니까 필요하고 이수근은 응원단에 꼭 필요한 인물이에요. 최수종처럼 좀 점잖은 사람도 있어야겠다.
긱 : 중요한 일전에서에 승리한 순간 하고 싶은 김흥국감독만의 준비된 세리머니가 있습니까?
김 : 히딩크 감독님의 ‘어퍼컷’ 세리머니 같은 세리머니를 준비해 둔 게 있습니다. ‘호랑나비’ 세리머니에요. 댄스가수 출신이다보니 아무래도 댄스를 가미해야하지 않겠습니까.
▶호랑나비 세리머니
긱 :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연봉은 어느 정도를 요구 할 생각이십니까?
김 : 홍명보 전임 감독보다는 많이 받겠습니다. 내 자존심이죠. 대한축구협회 예산이 휘청거릴 정도는 받아야되지 않겠습니까? 협회 회장님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강하게 요구하겠습니다. 기러기 아빠라서 힘들어 지금.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자리에 김흥국씨가 선임된다면,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인 화제가 될지도 모릅니다. 현역 가수, 비축구인 출신의 ‘축구광’이 국가대표팀 감독이 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이니까요. 더군다나 방송을 통해 알려진 김흥국씨의 우스꽝스러운 이미지 때문에 아마 축구인들은 개탄할 것이고, 팬들은 엄청난 야유와 조롱을 쏟아낼 겁니다.
그러나 김흥국씨와 축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꼭 비현실적이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축구에 대한 남다른 열정에, 자신만의 확고한 축구철학과 지식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인데요. 단번에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는 것은 무리겠지만, ‘조기축구회 감독부터 시작하여 중고등학교 코치, 감독 자리를 거쳐 K리그 2군 코치를 훌륭하게 소화 해내는’ 영화 같은 스토리가 있다면, 국가대표 감독 선임이라는 ‘깜짝 인사’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레전드’라고 불리는 선수출신 감독이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외국인 감독들을 제치고 출범한 ‘김흥국호’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여 4강의 위업을 달성하는 순간,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호랑나비 세리머니’를 하는 김흥국씨의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