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5년차 외야수 유재호(23)는 제대 3개월된 해병대 예비역 병장이다. 2010년 대구고를 졸업한 유재호는 2차 7라운드로 LG에 지명됐다. 유재호의 아버지는 한라 장사를 차지했던 씨름 선수 출신 유영대(49·대한씨름협회 이사)다. 입단 당시 LG 씨름단에서 선수 생활을 한 아버지의 대를 이어 LG 스포츠단에 들어오게 되면서 화제가 됐다. 씨름 선수 아들답게 유재호는 중학교 때부터 힘 하나는 타고 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간만에 등장한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지만 LG의 두꺼운 외야진에서 그의 자리는 없었다. 2년동안 2군에만 머물렀다. 유재호는 "당시 2군 감독이던 김기태 감독님께서 ‘군문제를 해결하고와서 홀가분하게 야구에 집중하라’고 했다"며 “2011 시즌이 끝나고 상무에 지원했지만 그만 떨어졌다”고 했다.
유재호는 곧바로 해병대에 자원했다. 그는 "힘들지만 몸도 만들수 있고, 정신 무장에 도움이 될거라는 생각에 해병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해병대 선배 윤요섭(31·LG)의 영향도 컸다. 유재호는 "(윤)요섭이 형과는 2011년 스프링캠프에서 함께 야간 훈련을 하며 친해졌다. 모범적이고 성실한 모습을 보며 느낀게 많았다”며 “군대 이야기를 자주 들으면서 해병대에 대한 환상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해병대에 입대하고 보니 생각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그가 복무한 해병대 2사단은 해안 지역에 위치해있어 경계 근무에 투입되는 시간이 많았다. 또 해병대 특유의 엄격한 문화때문에 별도로 시간을 내 운동을 하기 어려웠다. 상병이 되고 나서야 겨우 부대로 야구 장비를 챙겨올 수 있었고, 취침 시간 이후에 2시간정도 짬을 내 운동을 할 수 있었다.
유재호는 "미치도록 야구가 하고 싶었다. 야구가 그렇게 소중한지 몰랐다"며 "이전에는 참을성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군대에서 참는 법을 배웠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했다. 유재호는 일단 2군에서 시즌을 맞이한다. 아직 모든게 낯설기만 하다. 그는 "빨리 적응을 해서 1군 무대에 한번이라도 서는 것이 목표"라는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