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제주 유나이티드의 오케스트라 축구가 첫 선을 보였다. 박경훈 제주 감독의 머릿 속에 높이와 스피드를 모두 잡을 악상이 떠올랐다.
박경훈 감독이 이끄는 제주는 5일 전지훈련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요미탄 육상경기장에서 윤정환 감독이 지휘하는 일본 J1리그 사간도스와 연습경기를 가졌다. 3쿼터 각 45분 형태로 치러진 연습경기 결과는 2-2 무승부.
20여일간의 동계훈련 중 가진 첫 실전경기인데다, 니시가타 히로카즈 일본인 피지컬 코치를 중심으로 체력 훈련에 초점을 맞춘 만큼, 몸이 다소 무거웠다. 하지만 희망을 볼 수 있는 한 판이었다.
제주는 1쿼터에 스리톱 황일수-김현-드로겟, 미드필더 오승범-김영신-에스티벤, 포백 김수범-오반석-알렉스-오주현, 골키퍼 김호준을 투입하는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원톱 김현(191cm)과 센터백 듀오 알렉스(196cm)·오반석(189cm), 골키퍼 김호준(190cm) 등 장신들이 대거 포진했다. 별명이 '황볼트'인 황일수와 드로겟이 빠른 돌파를 시도했다. 박경훈 감독은 시종일관 압박과 빠른 볼 전개를 강조했지만, 아직은 미완성 단계였다.
1·2쿼터에 수비에서 순간적인 집중력 저하로 2골을 내줬다. 공격에서 날카로운 침투와 깔끔한 마무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도 2·3쿼터에 나온 윤빛가람의 킬패스, 강수일의 '티에리 앙리표' 감아차기 골은 인상적이었다.
아직 몸상태가 100% 올라오지 않은 공격수 스토치키(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국가대표에 차출됐던 송진형, 수비수 정다훤과 황도연이 가세한다면 더 강해진 제주의 오케스트라 축구를 기대해도 좋다.
박경훈 제주 감독은 경기 후 "오케스트라 축구는 모두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하모니를 낼 수 있다. 누구는 뛰고 누구는 안뛰면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이제 한 경기를 치른 만큼 완성단계를 논할 수는 없다. 능력있는 단원들을 뽑은 만큼 앞으로의 조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제주의 오케스트라 축구는 지휘자 박경훈 감독의 머릿 속에 높이와 스피드를 모두 잡을 악상이 떠오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