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고 만화가 이현세(58)가 20대·30대 젊은이들에게 삶의 지침이 되는 에세이 '인생이란 나를 믿고 가는 것이다'(토네이도 간)을 펴냈다. 만화의 거장이 불확실성의 시대 속에서 방황하는 젊은이들에게 던지는 한 마디다.
이현세는 12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학교에서 자기 미래·재능·의지에 대해 묻는 수많은 학생들에게 뭔가 이야기해주고 싶어 이 책을 썼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만화 '이현세 삼국지'를 출간하며 작가로서 건재함을 과시했고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 학과 교수로도 활동 중인 이현세는 "이 책이 날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나 역시 내가 최고가 될 거라는 황당한 자기 믿음 하나로 여기까지 온 것이었다"고 밝혔다.
1994년 첫 발표 후 20년 만에 '남벌' 완전판을 최근 펴낸 이현세는 이 책에서 '평생을 걸고 한 가지에 미쳐랴'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천재와 싸워라' '남의 말을 듣지 말고 스스로 선택하라' 등의 지침을 제시했다. 이 책은 그림 천재로서가 아닌, 감성적인 글을 잘 쓰는 글쟁이로서 이현세의 면모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 마지막 권 데생을 하룻밤만에 완성한 그의 몰입력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이현세는 "어차피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해 하거나 걱정하면서 선택하지 말라는 뜻"이라면서 "정규직을 갖지 않고 알바를 하며 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걸 하면서 남는 시간에 경제생활을 하기 위해 알바를 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말 위암 수술 이후 술을 끊고 건강을 회복한 그는 "술을 안 먹으니 책도 많이 읽게 되고, 아침에도 충분히 잔다. 큰 딸은 술 안 먹는 날 보고 '거세된 호랑이 보는 것 같다'고 슬퍼했다"면서 "내년 1월 1일부터는 와인이라도 마시겠다. 술자리 예약 접수받고 있지만 첫 술자리는 두 딸과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