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김응용 감독이 콕 찍은 고교 후배 최영환
지난해 신인 투수 송창현(25·한화)을 콕 찍어 키워냈던 김응용(73) 한화 감독이 올해는 신인 최영환(22)의 피칭을 눈여겨보고 있다.
김응용 감독은 한화 사령탑으로 부임한 2012년 11월 말 롯데에 신인 지명된 왼손 송창현을 데려오고, 베테랑 타자 장성호를 보내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당시 프로에 데뷔도 하지 않은 신인과 통산 2000안타를 달성한 스타 선수를 맞바꾼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김응용 감독은 보는 눈이 있었다. 좌완에다가 건장한 체격 조건(184cm, 95kg)을 지닌 송창현의 가능성을 믿었다. 주로 제주도에 머물던 야인 시절에 제주국제대에서 뛰는 송창현을 유심히 지켜본 결과였다. 송창현은 지난 시즌 후반 선발 로테이션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2승8패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했다. 타선 지원이 적어 승리가 별로 없었지만, 제법 괜찮은 피칭을 했다. 9월 이후 선발 6경기에서는 4패를 했지만 투구 이닝(38이닝)과 평균자책점은 1.89로 빼어났다.
김응용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 전훈에서 신인 투수들을 눈여겨봤다. 캠프 초반 1차 지명 좌완 황영국(19·청주고 졸업)이 눈길을 끌었으나 평가전을 통해 최영환(2차 1번·동아대 졸업)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
최영환은 지난해 대학 시절 시속 150㎞의 강속구를 주무기로 신인 드래프트 직전까지 13경기(54이닝)에 출전해 평균자책점 2.83의 기록을 남겼다. 대학 때부터 불펜으로 주로 뛴 경험도 있다. 최영환은 오키나와에서 열린 팀의 8차례 평가전에서 5번 등판했다. 주로 8회 또는 9회에 등판해 셋업맨 테스트를 받았다. 첫 두 경기(2이닝)에서 아웃 카운트 6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눈길을 끈 최영환은 총 5경기에서 5이닝 6피안타 7탈삼진 2실점(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다. 지난달 26일 SK전 2사 2루 위기에서 좌전 안타 때 포수의 블로킹 실수로 1점을 내준 것이 아쉬웠다. 간결한 투구폼과 150㎞의 직구 제구력이 수준급이다. 변화구로 커브도 인상적이었다.
평가전 피칭을 오는 시범경기에서도 보여준다면 최영환은 송창식, 박정진 등이 있는 기존 불펜의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최영환은 "데뷔 첫 해 1군에서 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응용 감독은 "최영환은 개막 엔트리에 들 수 있다"고 칭찬했다. 최영환은 김응용 감독의 개성고 후배이기도 하다. 투수층이 얕은 한화에서 강속구 투수로 김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할지 지켜볼 일이다.
한용섭 기자 orang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