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손아섭(26)은 징크스에 민감하다. 한 번 손에 익은 방망이는 부러질 때까지 사용한다. 경기 전에는 항상 자신이 정한 장소에서 조용히 명상을 한다. 이처럼 경기력에 관련된 모든 것들은 징크스와 연관이 있다. 그런 그가 올 시즌을 앞두고 등장 음악을 바꿨다. 장미여관-노홍철이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선보인 '오빠라고 불러다오'이다. 응원가를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손아섭은 23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올 시즌 새롭게 출발하자는 의미에서 응원가를 바꿔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 지드래곤의 '삐딱하게'를 등장음악으로 하려고 했다. 하지만 장성호 선배께서 먼저 응원가로 택하셨더라. 어떤 걸 할까 고민하다가 (강)민호 형이 '오빠라고 불러다오'를 추천하더라. 평소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야구장에서 들으면 신날 것 같아서 택했다"고 밝혔다.
다른 의미도 있다. 손아섭에게 '오빠'라는 단어는 의미가 남다르다. 그는 학창시절 자신의 SNS에 얼굴 사진을 올린 뒤 '오빠 므찌나(멋지나)'라고 써놨다. 이후 야구 선수로 성공하면서 '오빠 므찌나'라는 말은 그의 별명처럼 됐다. 멋진 플레이를 선보일 때마다 팬들은 '오빠 므찌나'를 외쳤다. 새로 택한 응원가는 '오빠'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그는 "크게 연관없다고 생각하지만, 팬들은 그렇지 않을 것 같다"며 웃었다. 실제로 전날 응원가가 공개된 뒤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손아섭은 전날 열린 한화와의 시범경기에서 2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첫 타석에서 한화 유창식을 상대로 문수구장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두 번째 타석에서도 깔끔한 좌전 안타를 기록했다. 전날 경기는 문수구장 개장 경기인 만큼 응원단이 동원됐다. 응원단이 손아섭의 타석 때 처음으로 '오빠라고 불러다오'를 공개했는데, 마침 홈런이 나왔다. 그는 "처음 노래가 나왔는데, 마침 첫 타석에서 홈런을 때렸다. 느낌이 좋다"며 "팬들이 흥겹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올해 개막전이 거의 매진됐다고 하던데, 신나게 '오빠'라고 불러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