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끝난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는 모두 1063개 버디가 쏟아져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의 화끈한 개막을 알렸다. ‘화끈한 버디쇼’ 외에도 루키 돌풍이 팬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준수한 외모, 빼어난 기량에 화려한 경력까지 갖춰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쟁쟁한 루키의 등장에 올 시즌 ‘제2의 김태훈, 송영한’ 발굴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KPGA는 쾌재를 부르고 있다.
배윤호(21)와 박일환(22·JDX멀티스포츠)이 루키 돌풍의 선두주자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이미 골프계에서는 이름이 꽤 알려진 둘은 올 시즌 처음으로 1부 투어에 입성했다. 그리고 개막전에서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 들며 시즌 전망을 밝게 했다. '아마추어 최강의 투톱' 이창우(한체대), 이수민(중앙대)과 절친한 배윤호는 톱10을 기록했다. 첫 대회부터 목표 달성에 성공하며 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게 됐다. 그는 “목표를 톱10으로 잡았는데 3, 4라운드에서 샷감이 좋았다. 목표 달성으로 더욱 자신감을 갖고 투어를 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 배윤호는 2011년 프로 대회 우승 기회를 잡았었다. 7월 더 채리티 하이원 리조트 오픈에서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한 배윤호는 1라운드에서 깜짝 선두에 올랐다. 그러나 대회가 악천후로 취소되면서 공식 대회로 인정되지 않았다. 지난해 프로로 전향한 그는 챌린지투어 상금왕을 차지했고, 코리안투어 최종 Q스쿨도 통과하며 1부 투어에 입성했다. 그는 “올 시즌 투어 우승과 신인왕이 목표다. 지난해 고생했던 드라이버 입스(공포증)를 완전히 털어내면서 샷에 자신감이 붙었다”고 강조했다.
'백상어‘ 그레그 노먼(호주)의 스윙과 비슷한 그는 파워풀한 스윙으로 KPGA 코리안투어 정복에 도전하고 있다. 장기는 130m 거리의 아이언 샷. 이번 대회에서도 자신의 강점을 백분 발휘했다. 1부 투어 중 가장 난코스로 꼽히는 웰리힐리CC에서 놀라운 어프로치 샷 능력을 뽐낸 것. 그는 “그린의 경사가 심해서 핀을 직접 공략하기보다는 경사를 보고 퍼트하기 유리한 곳을 겨냥했다. 그린적중률(70.83%)이 높았고, 3퍼트를 2차례 밖에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솥뚜껑 그린’에 2, 3중 그린으로 악명이 높은 웰리힐리CC에서 평균 퍼트 수 1.8개로 선방한 셈이다.
2005년 당시 최연소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혀 화제를 모았던 박일환도 이번 대회에서 4오버파 공동 12위를 차지했다. 184cm, 78kg으로 건장한 체격 조건을 지닌 그는 신세대답게 머리도 붉은색으로 물들여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 멤버이기도 한 박일환은 호쾌한 샷으로 선배들을 위협했다. 2라운드 18번 홀에서 이글까지 낚는 등 비교적 일관적인 샷 능력을 보여줬다. 그린적중률이 65.28%로 그다지 높지 않았지만 평균 퍼트 수 1.77개를 기록하며 안정된 퍼트 감각을 뽐냈다. 만약 3라운드 1번 홀(파4)에서 트리플 보기를 적지만 않았다면 톱10 진입도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다.
고교생 프로 골퍼 이경환(18·신성고)도 주목할 만한 신인이다. 남재성(18)과 함께 KPGA 투어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운 그는 첫 프로 데뷔전에서 공동 22위를 차지했다. 그는 대회 2라운드에서 첫 홀인원의 기쁨을 맛봤고, 라운드 중 렌즈가 눈에서 돌아가는 불운도 겪었다. '좌충우돌 데뷔전'을 치른 이경환은 선배들에게 ‘어려도 공은 정말 잘 친다’는 칭찬을 들을 만큼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