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월드컵 본선 개막을 한 달 앞두고 각 국 대표팀이 속속 엔트리를 발표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 엔트리를 가린 만큼 이에 따른 갑론을박도 이어졌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30인의 예비엔트리 제출 기한은 13일이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해 개최국 브라질, 멕시코, 잉글랜드, 우루과이, 일본, 온두라스,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등 23명 최종엔트리를 곧바로 발표한 나라들도 있다. 한국과 H조에 속한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는 모두 예비엔트리 30명 명단을 먼저 발표한 뒤, 최종엔트리 마감 기한인 다음달 2일 직전에 본선에 나설 선수를 확정짓는다.
해외판 '엔트으리'?
한국에서는 홍명보 감독의 선수 선발 기준을 놓고 기존에 U-20(20세 이하), 올림픽 대표팀을 통해 알고 지냈던 제자들을 대거 중용해 ‘엔트으리’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브라질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나왔다. '축구황제' 펠레는 지난 8일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이 월드컵에 나설 브라질대표팀 23명 최종엔트리를 발표한 뒤 "경험 많은 선수가 필요했다. 호비뉴나 카카(이상 AC 밀란)가 제외된 이유를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A매치 92경기에 출전한 호비뉴, 84경기에 나선 카카의 부재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펠레는 브라질의 에이스로 떠오르는 네이마르(22·바르셀로나)에 대해 "그가 팀의 리더가 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선수에 의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958년 스웨덴월드컵(24.8세) 이후 가장 낮은 평균연령(26세)의 대표팀을 구성한 잉글랜드도 신예들의 능력에 의문 부호를 단 반응들이 있었다. 로이 호지슨 잉글랜드대표팀 감독은 라힘 스털링(20·리버풀), 루크 쇼(19·사우스햄턴), 알렉스 옥슬레이드-챔벌레인(21·아스널) 등 어린 선수들을 대거 발탁했다. 이에 대해 영국 텔레그래프는 "잉글랜드에 새로운 희망을 줄 수는 있겠지만 로이 호지슨 감독의 성공을 보장해줄 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영국 유력 매체 가디언은 "A매치 107경기에 출전했던 왼 측면 수비수 애슐리 콜(34·첼시)을 대체할 선수가 레이튼 베인스(30·에버턴)다. 참 나쁜 결정을 했다"면서 "루이스 수아레즈가 있는 우루과이를 어떻게 막을 지 걱정부터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3회 연속 월드컵에 출전할 정도로 경험이 풍부한 콜 대신 같은 30대인 베인스를 선택한 게 세대 교체 취지와 맞는지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었다.
미국은 공격수 에디 존슨(30·D.C유나이티드)의 탈락에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미국대표팀 감독은 에디 존슨을 탈락시키고 18세 독일계 미국인 율리안 그린(바이에른 뮌헨) 등 젊은 선수들을 다수 발탁했다. 이에 미국 폭스스포츠, USA투데이 등은 "클린스만 감독이 존슨을 탈락시킨 것은 예상밖의 선택이었다"면서 놀라워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존슨을 빼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했다.
비교적 잠잠한 러시아-알제리
한국과 H조에서 격돌할 러시아, 알제리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멤버들이 대거 이름을 올려 논란은 나오지 않았다. 한국의 H조 1차전 상대인 러시아는 예상대로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제니트), 알렉산드르 코코린(디나모 모스크바), 유리 지르코프(디나모 모스크바) 등 그동안 대표팀의 주축을 이뤘던 국내파 선수들이 모두 포함됐다. 러시아 스포츠 매체인 '소비에트 스포르트'는 "이번 예비 엔트리는 크게 놀랄 것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러시아 매체 DNI는 "유로 2008에서 활약했던 안드레이 아르샤빈(제니트)이 결국 선택받지 못했다"고 하는 등 일부 탈락 선수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소피앙 페굴리(발렌시아), 이슬람 슬리마니(스포르팅 리스본), 나빌 벤탈렙(토트넘) 등 유럽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이 다수 포함된 대표팀 예비엔트리 명단을 발표한 알제리도 반응이 잠잠했다. 알제리 르 부트르, 콩페티시옹 등은 "언제나 그래왔듯 (대표팀 구성에) 큰 변동이 없었고, 최종엔트리도 (기존에 나섰던 선수들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고 전했다.
12일 최종엔트리를 발표한 일본도 대체로 만족스러운 분위기다. 일본은 혼다 케이스케(AC 밀란), 가가와 신지(맨유) 등 정예 멤버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발표 직후 일본 야후 재팬이 지난 12일 하루동안 5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넷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9.7%가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부정적인 대답은 26.8%에 그쳤다. 16강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는 여론은 69.8%나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