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헤지펀드들의 강탈행위에 굴복할 수 없다"면서 미 대법원이 명령한 대로 빚을 갚으려면 아르헨티나 외환보유고의 절반 이상이 필요해 채무변제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채무조정에 합의한 다른 투자자들에 대해서는 빚을 갚아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대법원은 아르헨티나 정부가 이들 헤지펀드에 진 빚을 모두 갚아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아르헨티나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 정부는 엘리엇매니지먼트 산하 NML캐피탈과 아우렐리우스 캐피탈 등 헤지펀드들에 15억달러(약 1조5347억원)에 이르는 채무 전액을 갚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아르헨티나는 다른 채권자들에게 진 채무를 상환하기에 앞서 헤지펀드에 진 채무를 먼저 갚아야 한다. 조정 채무에 대한 상환 만기일이 이달 30일로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아르헨티나는 채무 만기 상환이 일시적으로 불가능해지는 기술적 디폴트에 빠질 위기에 처했다.
디폴트 우려에 아르헨티나의 국가 신용등급도 강등됐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이날 아르헨티나의 신용등급을 'CCC+'에서 'CCC-'로 두 단계 낮췄다. CCC-는 투자부적격(정크) 등급으로, 투자적격 등급보다 9단계 아래에 있다. 이는 현재 S&P가 신용등급을 매기고 있는 나라들 가운데 가장 낮은 등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