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7일 오전 5시(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벨기에와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1차전에서 러시아와 1-1로 비긴 뒤, 2차전에서 알제리에 2-4로 패하면서 탈락 위기에 놓인 대표팀은 2연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벨기에와 벼랑 끝 승부를 펼친다.
벨기에는 H조 톱시드 국가다. 지난해 12월 월드컵 본선 조추첨 당시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1위였던 벨기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등 주요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 중에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단연 에당 아자르(첼시)다. 아자르는 독일 트랜스퍼마르크트에서 조사한 추정 이적료에서 4500만유로(약 624억원)로 벨기에 대표팀 가운데 가장 몸값이 높았다. 아직 만 23살인 만큼 향후 벨기에뿐 아니라 유럽 축구를 이끌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그동안 한국 축구가 축구 스타들과 맞대결을 펼쳤던 과거 사례도 주목할 만 하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의 아르헨티나 디에고 마라도나, 1994년 미국 월드컵의 독일 위르겐 클린스만,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의 네덜란드 데니스 베르캄프, 2002년 한일월드컵의 포르투갈 루이스 피구, 이탈리아 프란체스코 토티, 2006년 독일월드컵의 프랑스 지네딘 지단, 2010년 남아공월드컵의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 등이 한국과 맞대결을 펼친 스타들이었다. 이들 중엔 실제로 한국을 상대로 공격포인트를 올리기도 했고, 반대로 굴욕적인 수모를 당한 선수도 있었다.
마라도나를 막기 위해 한국은 당시 집중 수비와 거친 플레이로 압박했다. 그러나 그 틈을 타 마라도나는 도움 3개를 올려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클린스만 역시 한국전에서 2골을 넣어 한국에 2-3 패배를 안겼고, 베르캄프는 팀의 세번째 골을 넣어 한국에 0-5 대패 수모를 안겼다. 메시는 비록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전매특허인 화려한 플레이로 90분을 뛰며 맹활약해 한국에 1-4 패배를 안겼다.
반면 한국을 상대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한 스타들도 있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한국과 대결한 포르투갈 스타 루이스 피구는 당대 최고의 미드필더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피구는 한국 수비수 송종국에게 경기 내내 꽁꽁 묶이며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한국은 피구의 포르투갈을 상대로 후반 25분 박지성의 감각적인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두고 사상 첫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16강에서 만난 이탈리아에는 토티가 있었다. 그러나 토티 역시 연장 전반 페널티 지역 내에서 헐리우드 액션으로 반칙을 범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고, 한국은 2-1 승리를 거둬 8강에 올랐다.
2006년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선 프랑스 지네딘 지단이 한국과 상대했다. 지단은 2002년 5월 한국과 평가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한일월드컵 3차전에서야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었고, 팀의 1무2패 탈락을 지켜봐야만 했다. 한국을 상대로 명예회복을 노렸지만 지단은 끈질기게 달라붙은 미드필더 김남일 앞에서 별다른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설상가상 지단은 이날 경고를 받아 최종전에 출장할 수 없게 됐고, 경기 종료 후 격분해 경기장의 라커룸 출입문을 부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