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7일 오전 5시(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벨기에와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1차전에서 러시아와 1-1로 비긴 뒤, 2차전에서 알제리에 2-4로 패하면서 탈락 위기에 놓인 대표팀은 2연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벨기에와 벼랑 끝 승부를 펼친다.
한국 축구의 월드컵 역대 최종전 성적은 1승2무5패다. 패했던 사례는 많지만 나름대로 의미있게 최종전을 치러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던 사례는 있다.
물론 최상의 사례는 2002 한일월드컵 최종전이었다. 한국은 포르투갈과 최종전에서 후반 25분 박지성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를 거두고 사상 첫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최종전에서 강팀 포르투갈을 이긴 한국은 이후 이탈리아, 스페인마저 꺾으며 아시아 첫 월드컵 4강까지 올라갔다.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전도 잘 치른 사례로 꼽을 만 하다. 한국은 당시 1차전 그리스를 2-0으로 완파한 뒤, 2차전 아르헨티나에 1-4로 완패해 나이지리아와 최종전에서 최소한 비겨야 하는 부담을 안았다. 그러나 이정수, 박주영의 연속골로 2-2로 비기면서 1승1무1패,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최악의 조건에서 투혼을 불사르며 온 국민을 감동시켰던 최종전도 있었다. 1998 프랑스월드컵 당시 대표팀은 2전 전패를 거둔 뒤, 차범근 당시 대표팀 감독이 중도 하차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최종전 벨기에와 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수비수들이 적극적으로 몸을 던지고, 선수 전원이 투지넘치는 플레이를 펼치며 벨기에와 1-1로 비기며 승점 1점을 획득한 채 대회를 마칠 수 있었다. 비록 지기는 했지만 1986 멕시코월드컵 이탈리아와 최종전, 1994 미국월드컵 독일과 최종전은 전대회 우승국과 마지막까지 접전을 펼치며 나란히 2-3으로 석패해 세계 축구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물론 절대 되풀이되서는 안 될 사례도 있다. 1990 이탈리아월드컵 당시 2전 전패를 당하고 우루과이와 최종전을 치른 한국 축구는 또다시 졸전 끝에 0-1로 패해 대회 전패를 거두고 탈락했다. 2006 독일월드컵 때는 토고를 2-1로 꺾고 프랑스와 1-1로 비긴 뒤 스위스와 최종전을 치렀지만 0-2로 완패해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특히 이 경기에선 후반 알렉산더 프라이의 골에 오프사이드 판정 논란까지 불거져 지켜본 팬들의 마음을 더 찝찝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