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연장만 5차례…명승부 펼쳐져 즐거웠던 브라질월드컵 16강
브라질 월드컵 16강전에 골 행진 흐름이 끊겼다. 그래도 연일 재미있는 명승부를 펼쳐 축구팬들을 흥분시켰다.
2일 브라질 월드컵 16강 2경기가 끝나면서 8강에 진출할 팀들이 가려졌다. 모두 각 조 1위 팀들이 8강에 올랐다. A조 브라질, B조 네덜란드, C조 콜롬비아, D조 코스타리카, E조 프랑스, F조 아르헨티나, G조 독일, H조 벨기에 등 A~H조 1위 팀들이 모두 8강에 올랐다.
브라질 월드컵 16강 8경기에서 터진 골은 18골이다. 경기당 평균 2.5골이 터졌다. 조별리그 48경기에서 136골이 터져 경기당 평균 2.83골이 나온 것에 비해 골 숫자는 다소 줄어들었다. 그러나 8경기 중에 5경기가 연장 승부를 펼쳤을 정도로 박진감 넘치는 승부가 펼쳐졌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무너지는 일은 없었다. 당초 강팀들 간에 16강 매치업이 없어 흥미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 시선을 보기 좋게 잠재웠다. 약팀들은 강팀을 물리치기 위해 끝까지 물고늘어지는 승부를 펼쳤고, 관중들은 큰 박수와 응원을 보냈다.
16강 첫 경기부터 명승부가 펼쳐졌다. 개최국이자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A조 1위 브라질은 B조 2위 칠레에 하마터면 16강에서 미끄러질 뻔 했다. 칠레는 변화무쌍한 전술 운영과 빠른 플레이로 브라질의 숨통을 끊었고, 1-1 무승부를 거둬 승부차기까지 승부를 끌고갔다. 비록 승부차기에서 2-3으로 석패했지만 칠레의 투혼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어 돌풍의 팀 코스타리카는 유로2004 우승팀 그리스를 상대로 1명이 퇴장당하는 수적인 열세에도 끝까지 잘 버텨내며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승리를 거두고 사상 처음 8강에 올랐다.
북아프리카의 자존심 알제리의 투혼도 빛났다.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이슬람 단식 성월 라마단 기간을 맞아 선수 다수가 금식을 한 상황에서도 전차군단 독일을 상대로 연장 후반 막판까지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1-2로 패한 뒤 바히드 할릴호지치 알제리 감독은 경기 후 눈물을 보여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어 스위스는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를 맞아 연장 후반까지 접전을 펼친 끝에 0-1로 아쉽게 패했고, 미국도 벨기에를 상대로 연장 후반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쳐 1-2로 석패했다. 모두 연장에서도 끝까지 치고 받을 정도로 최선을 다한 경기를 펼쳐 더 큰 박수를 받았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