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에서 맹활약한 스타들의 주가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지난 14일(한국시간) 2014 브라질월드컵이 막을 내리면서 유럽 여름 이적시장 8월 말까지 열린다. 유럽 빅리그의 명문팀들은 앞다퉈 영입 경쟁에 뛰어들면서 스타들이 속속 새 팀에 둥지를 틀고 있다.
브라질월드컵 득점왕(6골) 하메스 로드리게스(22·콜롬비아)는 유럽 최고의 구단들의 구애를 받고 있다. 2013-201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는 로드리게스 영입을 위해 9000만 유로(약 1260억원)을 제시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라이벌인 바르셀로나(스페인)도 8000만 유로(약 1110억원 )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빅클럽들의 구애가 줄을 잇자 '이적불가'를 선언했던 로드리게스의 소속팀 AS모나코(프랑스)는 최근 "이적료 1억1500만 유로(약 1560억원)면 이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1억1500만 유로는 지난 2009년 레알 마드리드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 영입을 위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 지불한 이적료 8000만파운드(약 1400억원·추정)를 훌쩍 뛰어넘는다. AS모나코는 지난해 여름 로드리게스를 영입하며 4000만 유로(약 550억원)을 썼다.
월드컵이 끝나기도 전에 이적을 결정 지은 선수들도 있다. '핵이빨' 루이스 수아레스(27)는 대회가 끝나기도 전인 지난 11일 리버풀(잉글랜드)에서 바르셀로나로 이적했다. 수아레스는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이탈리아전에서 상대 수비수 조르지오 키엘리니(30·유벤투스)의 어깨를 물어뜯어 국제축구연맹(FIFA)로부터 A매치 9경기 출장 정지와 4개월간 공식 축구활동 금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 때문에 수아레스를 영입하면 팀 분위기만 망칠 것이라는 현지 언론의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이적료 7500만 파운드(약 1300억원)를 지불했다. 대회 직전 무릎 수술을 받고도 월드컵 2경기에 2골을 터뜨린 수아레스의 실력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이미 실력을 검증 받은 점도 이적을 수월하게 했다. 물론 안전장치도 있다. 영국 '미러'에 따르면 수아레스의 계약에는 다른 선수 물면 벌금 300만 파운드(약 52억원) 조항 포함돼 있다. 수아레즈의 연봉은 1000만 파운드(약 176억원)다.
칠레의 돌풍의 중심인 공격수 알렉시스 산체스(25)도 같은 날 바르셀로나를 떠나 이적료 3500만 파운드(약 610억원)에 아스널 유니폼 입었다. 아스널은 메주트 외칠(25)에 이어 구단 역사상 두 번째 높은 이적료다. 아스널은 지난해 9월 외칠의 이적료로 레알 마드리드에 5000만 유로(약 720억원)를 지불했다. 2009년 안드레이 아르샤빈(33·제니트)이 세운 팀 내 최고 이적료 260억원의 3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산체스는 이번 대회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동점골을 넣는 등 4경기에서 2골을 기록했다.
월드컵 스타들의 몸값이 오르는 가운데 이적료가 사라진 스타도 있다. 월드컵에서 신들린 선방쇼 펼친 멕시코 골키퍼 오초아(29·아작시오)는 소속팀 강등으로 자유계약선수로 풀려났다. 미국 'ESPN'은 이적료가 없는 그를 영입하기 위해 많은 팀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고 전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사진=바르셀로나 공식홈 캡쳐(수아레스 입단식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