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핫피플] '세월호 특별법' 단식 투쟁 들어간 김장훈 "유가족 아픔 달래주고 싶다"
등록2014.08.04 16:42
가수 김장훈은 왜 거리로 나섰을까.
김장훈은 4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의 단식 농성에 합류했다. 태풍이 지나간 궂은 날씨 속에서도 그는 담담했다. 최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던 진도 팽목항을 찾아 관심을 기울였던 김장훈이 단식 농성까지 벌이게 된 이유는 딱 하나였다. 바로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대한 관심 촉구였다. 그는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흑백으로 나누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을 어루만져주는 게 내 가수 철학"이라며 "단식이라도 해서 유가족들의 아픔을 달래주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단식 농성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특별법이 탄력을 받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선거(7·30 재보궐)가 끝나고 나서 망연자실했다. 특별법 제정이 물 건너갔다는 분위기도 있지 않나. (단식 농성을 더 빨리하면 좋았겠지만) 선거가 끝나고 하는 게 맞겠다 싶더라."
-왜 선거가 끝난 후 하는 건가.
"진보나 보수건 정치적인 것에 연루되는 게 싫었다. 나는 특정 정당과 정치인을 지지한 적이 없다. 마케팅으로 보면 중도보다 한 쪽에 서는 게 차라리 낫다. 그런 시장 논리를 알고 있지만 가수는 모든 영혼을 보듬어 줘야한다는 게 평소 내 생각이다."
-특별법 제정이 제자리 걸음만 한다.
"특별법이 유가족만을 위한 것이라고 받아들여지는 거 같다. (특별법에 들어 가 있는 거로 알려진) 대학 특례 입학이나 추모 공원 건립은 유가족들이 이야기를 한 게 아니다. 하지만 이게 잘못 전달돼 가족들이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야의 의견이 갈리고 있는데.
"국론이 갈라질 수 없는 사안이다. 다른 건 몰라도 세월호 특별법 사안은 싸움이 날 수 없는 거 아닌가. 국가의 슬로건과 민심의 슬로건이 정확하게 일치하는 사안이라고 본다. 대통령도 '정확한 진상규명을 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나.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고, 후진국에서도 나오지 않는 정치다."
-진도에도 다녀오지 않았나.
"단식을 하지 않아도 힘들다.(웃음) 진도를 10번 정도 다녀왔는데, 주변에 어떤 사람이 '10번이나 다녀 왔냐'고 물어보더라. 어떻게 보면 내가 진도를 10번까지 가게 될 일이 없었어야 했다. 그게 맞는 말이다."
-강행군에 힘이 들 것 같다.
"대학교 때 나는 베짱이였다. 그런 놈이 단식하고 투사가 됐다. 이런 걸 한다고 돈이 나오거나 혜택이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불편한 점이 있을 거다. 생즉사사즉생(生卽死死卽生·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고,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 나는 스무살 때도 오늘만 보고 살았다."
-단식은 언제까지 할 예정인가.
"일단 4일(7일까지)을 하고, 금요일에 링겔을 맞고 토요일(9일) 공연('고양 락&페스티벌')을 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단식에는 계속 참여하지만 주말 공연에는 차질없이 서도록 노력할 거다. "
-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영화 '도가니'를 보고 문화의 힘을 느꼈다. 지금 시절에 '명량'(이순신 장군이 명량에서 단 12척의 배로 330척의 왜선을 무찌른 전투)이 나온 것도 비슷한 거 같다. 이순신 장군이 보유했던 12척의 배가 세월호가 될 수 있다. 세월호를 묻으려고 하는 수많은 배들을 이겨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