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266억원이 투자되는 K리그 유소년 축구(유스)팀의 운영을 보면 각 구단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K리그 클래식 18세 이하(U-18) 12개팀 중 2개 학교를 제외하면 구단이 직접 창단한 축구부를 '유스'로 지정했다. 포항과 울산은 1980년대부터 모기업에서 고등학교 축구부를 창단해 운영하고 있다. 2007년에는 수원 블루윙즈가 매탄고 축구부를 창단했고, 지난해에는 FC서울이 동북고와 계약을 마친 뒤 오산고 축구부를 창단하면서 대세에 동참했다. 기존 축구 명문 고등학교와 계약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성남(풍생고)과 경남(진주고) 뿐이다.
전통의 명가 포항과 전남은 유스에서 '철부심'을 강조한다. 철부심은 포스코의 주력 상품인 철과 자부심의 합성어다. 실제로 이런 '철부심' 때문에 포항과 전남 출신 선수들은 팀을 잘 떠나지 않는다. 전북 현대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후원을 받아 해외 진출이 강하다. 영생고 출신인 김신(19)은 프랑스 올림피코 리옹으로 임대를 떠났다. 김욱헌 전북 홍보마케팅팀장은 "영생고는 포항이나 전남처럼 전통의 명가가 아니다. 전략적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했다"며 "우리 유스에 오면 선진 축구를 경험할 기회가 생긴다는 인식이 생겼다"고 말했다.
서울은 인성을 강조하는 것이 눈에 띈다. 서울이 축구부를 새로 만든 오산고는 독립투사 남강 이승훈 선생이 1907년 설립한 학교다. 오산고를 선정한 FC서울의 손형권 팀장은 "인성이 좋은 축구 선수가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교육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역사와 전통이 있는 학교라 인성적으로 훌륭한 선수를 키울 것이라 봤다"고 선정 배경을 소개했다. 군대팀인 상주 상무는 유스팀에 미래를 걸었다. 상주는 어린 선수들이 크면 시민구단으로 전환할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상주와 국군체육부대는 2015년까지 연고계약을 맺고 있다.
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
◇ K리그 클래식 구단별 유스 특징
구단 유스팀 특징 -------------------------------------------------------------------------------------------------- 포항 포철중-포철고 전통의 명가. 프로팀 직행이 가장 많은 팀. 전술까지 똑같음. 전남 광양제철중-광양제철고 전통의 명가. 지동원-윤석영 등 해외 진출을 많이 시킴. 인천 광성중-대건고 시민구단 중 가장 많은 투자. 성남 성남U-15클럽-풍생고 새롭게 변하는 중. 중학교는 클럽 형태. 지역 출신 선수 우선 선발. 서울 오산중-오산고 새로 창단한 학교. 명문고와 K리그의 만남. 인성교육 강조. 수원 매탄중-매탄고 새로 창단한 학교. 공격적인 투자로 유망주 모으는 중. 전북 금산중-영생고 새로 창단한 학교. 김신의 리옹행 시작으로 해외 명문팀으로이적 기회 열려. 울산 현대중-현대고 전통의 명가. 프로 연계가 아쉬움. 제주 제주FC 서귀고와 계약해지 뒤 클럽으로 운영. 부산 신라중-개성고 새로 창단한 학교. 경남 토월중-진주고 기존 축구 명문과 오래 가고 있어. 상주 함창중-용운고 신생팀 창단을 위한 초석 --------------------------------------------------------------------------------------------------